등록 : 2015.09.20 20:15
수정 : 2015.09.2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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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19일 아바나 도착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역사적인 쿠바·미국 방문을 시작했다. 교황 취임 이후 가장 긴 여정이자, 가장 ‘외교적인’ 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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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쿠바 수교 ‘막후 중재자’ 역할
예수회 학교 다닌 라울 의장, 우호적
바오로 2세 쿠바 방문 계기로 관심
프란치스코 교황이 쿠바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아르헨티나 출신의 그는 미국과 이념 대결을 벌이는 과정에서 가난을 벗어나지 못한 쿠바 문제를 평생 자신이 짊어져야 할 십자가로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1998년 1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쿠바 방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고 범위에 쿠바가 들어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아르헨티나에서 사역하고 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쿠바 방문을 보고 몇개월 뒤 <요한 바오로 2세와 피델 카스트로의 대화>라는 책을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쿠바식의 권위주의적 사회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드러내는 동시에, 미국의 대쿠바 무역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요한 바로오 2세의 주장도 적극 지지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쿠바 방문을 마치고 떠나면서 “쿠바는 세계를 향해 문을 열고, 세계는 쿠바를 향해 문을 열어야 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는데, 이 말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과 쿠바의 수교 과정에서 ‘막후 중재자’ 역할을 한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교황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인도주의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양국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을 호소했다.
라울 의장도 가톨릭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인 편이라고 한다. 라울 의장은 어릴 적 예수회가 운영하는 학교에 다녔으며, 지금도 예수회 쪽 신부들을 개인적으로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수회 출신의 교황에게도 우호적인 감정을 지닐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교황청과 쿠바의 관계가 ‘역대 최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바나/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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