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9.29 20:14
수정 : 2015.09.2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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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건물에서 회담 전 다소 굳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엔본부/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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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아사드 퇴진 불가피성 강조
푸틴 “아사드와 협력 거부, 큰 실수”
IS 맞서는 국제연대는 가시화 조짐
창립 70주년을 맞은 올해 유엔 총회의 초점은 평화를 향한 화해와 협력이 아니었다. 분쟁을 둘러싼 주요 국가의 이견과 갈등이 두드러졌다.
150여개국 정상들이 참여한 가운데 28일 개막한 70차 유엔 총회의 기조연설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을 놓고 첨예하게 맞섰다. 그러나 한편에선 시리아 내전 해법의 공통분모를 찾으려는 미·러를 비롯한 주요국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연설에서 “미국은 시리아 내전을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와 이란을 포함한 어떤 나라와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그렇게 많은 피를 흘리고, 그렇게 많은 학살을 저지르고 나서는 전쟁 전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의 퇴진이 불가피함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위험한 흐름이 우리를 더욱 무질서한 어두운 세계로 퇴보시킬 위험이 있다. 국제질서를 무시하고 군사력으로 질서를 세우려는 강대국들도 이에 포함돼 있다”며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며 시리아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를 비난하기도 했다.
뒤이어 연설에 나선 푸틴 대통령은 “아사드의 군대와 민병대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이슬람국가(IS)와 진정으로 싸우고 있지 않다”며 “시리아 정부 및 그 군대와 협력을 거부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리아 내전 해법에서 최대 난제인 아사드 정권 퇴진 여부를 놓고 러시아와 미국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맞선 것이다. 이날 연설 뒤 오바마와 푸틴은 90분간의 정상회담을 열어, 아사드 정권 문제와 관련한 이견을 해소하지는 못했으나 협력의 필요성은 확인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시리아 내전 해법 찾기에서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리아 내전을 악화시키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맞서는 폭넓은 국제사회의 연대가 가시화될 조짐이다. 푸틴은 2차대전 때의 반히틀러 동맹을 예로 들며 ‘폭넓은 국제동맹’을 제안했고, 유럽 국가들도 호응했다. 현재 유엔 안보리 의장국인 러시아는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미국·이란·사우디아라비아·터키·이집트의 국제회의를 제안했고, 영국·프랑스·독일은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시리아를 놓고 대립하는 이란과 사우디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이유로, 이 회의 개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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