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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0.07 20:12 수정 : 2015.10.07 22:20

유엔, 자동화무기 금지 협상 장기화
미·영 “앞으로 출현 기술만 적용” 로비
치명적 반자동 무기 이미 개발 배치

인명 살상용 로봇 무기 금지 협상이 지지부진해서 로봇 전쟁이 현실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이 이미 개발한 로봇 무기 기술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시키려는 로비가 맹렬한 탓이다.

현재 유엔에서 논의중인 인명살상 자동화 무기, 즉 ‘킬러 로봇’ 배치 금지 조약을 위한 협상이 길어지면서, 이미 개발되거나 배치중인 로봇 무기들은 금지 대상에서 제외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6일 보도했다. 사법절차 없는 약식 및 임의 처형 문제에 대한 유엔 특별조정관인 크리스토프 헤인스는 “협상 과정이 고착화될 위험이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많은 돈이 그 개발이 들어갔고 사람들은 투자비용을 회수하려고 한다”며 “고도의 자동화 무기에 대한 예방적 금지가 없어서 병 밖으로 (마법의 요정) 지니가 빠져나온다면, 이를 다시 되돌리기는 극히 어려울 것이다”고 경고했다.

특히 영국과 미국이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 미·영은 앞으로 출현할 기술만 금지 대상으로 하자는 입장이다. 이미 배치된 무기들은 금지 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럴 경우 협상 기간 동안 개발돼 배치되는 킬러 로봇들도 제외된다. 로봇의 군사적 사용을 반대하는 로봇 전문가들의 연대인 국제로봇군축위원회 창립자인 노엘 샤키 셰필드대 교수(인공지능 및 로봇학)는 “협상이 몇년간 늘어지면 우리가 우려하는 많은 무기들이 배치되거나 사용될 것이다”며 협상에 4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완전히 자동화된 무기는 쓰이고 있지 않으나, 치명적인 반자동 무기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한국이 군사분계선에 배치한 경계 로봇 ‘에스지아르-1’(SGR-1)도 그 중 하나다. 군사분계선 철책선을 감시·순찰하는 이 무기는 열광 센서를 이용해 최대 3.2㎞ 밖의 침입자를 파악한다. 기관총으로 무장한 이 로봇은 현재는 원거리에 있는 사람이 조종하나, 사람의 개입없이 사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의 경계선에 침입자를 자동적으로 표적으로 삼는 기관총 회전포탑을 배치하고 있다. 영국의 타라니스 전투기는 스스로 적을 식별하고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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