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12.12 19:45
수정 : 2015.12.1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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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모란봉악단이 12일 북한으로 돌아가려고 중국 베이징(北京)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베이징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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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걸그룹’으로 불리는 모란봉악단이 12일 중국 국가대극원 공연을 몇시간 앞두고 돌연 취소한 뒤 평양으로 복귀 중이라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만든 모란봉악단의 중국 공연은 내년 5월 북한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북중 관계 완화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김 제1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위한 정지작업이 시작됐다는 풀이까지 나오던 터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모란봉악단이 베이징 공연 직전 갑자기 항공편을 이용해 평양으로 출발했다며 중국 베이징발로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갑작스런 복귀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중국언론들도 이날 낮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 모란봉악단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시민들의 눈에 띄었다고 보도했다. 모란봉단원들의 복장은 베이징에 도착할 때처럼 군복차림이었다고 한다.
애초 모란봉악단은 북한 공훈국가합창단과 함께 저녁 7시30분(현지시각)부터 약 2시간가량 국가대극원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다. 이들의 공연은 14일까지 사흘간으로 예정돼 있었다. 중국 당정지도부와 북한 쪽 대표단 및 대사관 간부 등 북중 양국 주요인사 2000여명이 공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특히 중국 지도부 서열 5위인 류윈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참석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았다. 류 상무위원은 지난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0돌 행사 참석차 방북해 김정은 제1위원장과 면담하는 등 북중 관계 복원에 앞장선 인물이다. 이 때문에 공연 관람을 계기로, 모란봉악단 등 방중단을 이끄는 최휘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류 상무위원과 면담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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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모란봉악단이 12일 북한으로 돌아가려고 중국 베이징(北京)의 호텔을 나서고 있다. (베이징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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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1일 ‘중북 우호가 점차 갈등에 적응해 새로운 안정기로 향하고 있다’는 논평 기사에서 “북한 공훈국가합창단과 모란봉악단이 조만간 국가대극원에서 공연하는데 이는 중북관계가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고 평가했다.
북한 주요 매체들도 모란봉악단의 방중 소식과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리진쥔 북한주재 중국대사가 배웅하는 모습 등을 비중있게 보도했고 공훈국가합창단의 활동을 높이 평가하는 기사 등도 내보내, 이들의 중국방문이 보통 예술 교류를 넘어서는 의미가 있음을 드러낸 바 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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