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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서 MS ‘압박’ 윈도 할인 성과 |
“안깎아주면 리눅스 쓴다”
영국 국립보건원(NHS)의 장비교체 책임담당자인 리처드 그랭거는 마이크로소프트사(MS)의 골칫거리다. 그랭거는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연장계약을 앞두고, 선마이크로시스템의 리눅스 소프트웨어를 시험 사용해보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녔다. 리눅스를 써 보고 좋으면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리눅스는 무료 또는 저가로 공급되는 오픈소스 운영체제로 마이크로소프트와는 경쟁관계다. 이에 불안해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라이센스 가격을 현격히 낮춰 90만대의 컴퓨터가 9년간 윈도를 사용하는 등의 대가로 9억3200만달러만 받았다. 이는 그 전 계약에 비해 40% 줄어든 금액이었다.
각국 정부 기관들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가격 협상을 벌여 가격 인하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 보도했다.
프랑스 파리시가 1만8천대 컴퓨터를 리눅스 체제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히자마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엄청난 가격 할인을 제안했다. 독일 뮌헨시가 1만4천대의 시 컴퓨터를 리눅스 체제로 바꾸겠다고 공언하자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발머가 직접 방문해 갖은 조건을 제시했으나 뮌헨시를 설득하는 데는 실패했다.
브라질과 이스라엘, 중국, 일본 등의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의 가격 인하를 위한 지렛대로 이런 위협을 사용하고 있으며 브라질의 일부 시정부는 리눅스 체제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는 법률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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