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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3.22 00:47 수정 : 2016.03.22 00:47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냉전관계 청산·새로운 실용주의 관계 전환 담을지 촉각
오바마 “변화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지 않지만 변화 끌어낼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1일(현지시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했다.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88년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온 냉전적 대립을 청산하고 새로운 실용주의적 관계로 전환해나간다는 상징적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쿠바의 독립 영웅인 호세 마르티의 기념비에 헌화한데 이어 아바나 혁명궁전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한 뒤 곧바로 카스트로 의장과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두 정상은 2014년 12월 양국 국교정상화 선언 이후 진행해온 정상화 추진 후속 작업들을 점검하고 양국 관계 진전에 걸림돌이 되는 현안들을 놓고 정상 차원에서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나 관계 진전의 가장 핵심적 대목인 미국의 대(對) 쿠바 금수조치가 지속되는데다가, 쿠바의 정치 민주화와 인권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차가 커 이번 정상회담에서 획기적인 합의가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상업과 민간 분야 교류와 관련한 상징적 조치들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정보기술업체인 구글은 쿠바에 대한 인터넷 접근을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직후 회담 결과를 공동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A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변화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인권과 개인의 자유를 놓고 (미국과 쿠바 간에)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추가적인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능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미국과 쿠바 기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업가 정신과 쿠바 국민의 기회’라는 주제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할 예정이다. 마지막 방문일인 22일에는 국립극장에서 쿠바 국영TV로 생중계되는 연설을 하고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탐파베이 레이스와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 간의 시범경기를 관람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는 미국 상·하원 의원 40여 명과 제록스와 페이팔등의 기업인 10여 명이 동행했다.

 미국은 1959년 1월 피델 카스트로가 미국이 후원하던 풀헨시오 바티스타 정권을전복한 뒤 미국 자본이 소유한 산업에 대한 국유화를 추진하자 모든 형태의 대(對)쿠바 수출을 금지했고 이후 1961년 1월 국교를 단절했다.

 그러나 양국은 비밀협상 끝에 2014년 12월 국교정상화를 전격 선언한 뒤 14개월간에 걸쳐 분야별로 관계 정상화 목표를 정하고 상업교류 활성화와 여행제한 해제, 호텔업 진출, 항공편 증설, 환전절차 간소화 등 부분적으로 관계 정상화 수순을 밟아왔다.

 특히 지난해 8월 아바나 주재 미국대사관 재개설을 통해 공식 외교관계를 복원하고 지난 2월 정기 항공노선 취항을 재개한 것은 실질적인 관계 정상화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쿠바가 강력히 요구하는 금수조치 해제는 쿠바와의 국교정상화 추진에 반대하는 공화당이 장악한 미국 의회가 관련법을 개정하지 않 고있어 큰 틀에서 지속되고 있다.

 또 정치 민주화와 인권 문제를 놓고는 현재 일당 체제를 유지하는 카스트로 정권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면서 미국 정치권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 땅을 밟기 몇 시간 전인 20일 정치범 부인들의 모임인 ‘레이디스 인 화이트’ 회원들이 쿠바 당국에 의해 연행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단체 창립자 중 한 명인 베르타 솔레르는 “이번에는 체포되지 않고 시위를벌일 수 있을 줄 알았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오바마 대통령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쿠바가 여전히 반정부 인사들에 대해 통제력을 행사하는 일당 국가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날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도로가 통제되는 등 철통 경계가 강화되던 아바나 시내는 이날 월요일 아침을 맞아 다시 평소의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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