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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4.11 15:29 수정 : 2016.04.11 15:29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 딸인 게이코 후지모리

과반 못미쳐 결선 갈 듯

페루에서도 독재자의 딸이 집권할 수 있을까?

10일(현지시각) 치러진 페루 대선에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인 게이코 후지모리(41·민중권력당)가 1위를 차지했다. 과반에는 못 미쳤지만 만만치 않은 득표력을 과시해, 오는 6월 결선투표에서 2위 득표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페루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자 부녀 대통령이 나올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페루 선관위는 개표가 40%가량 진행된 10일 밤 중도우파 민중권력당의 후지모리 후보가 39%를 얻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재계의 지지를 받는 페드로 파블로 쿠진스키(77) 전 재정장관(24%)과 좌파 성향 광역전선의 베로니카 멘도사 후보(17%)가 뒤를 잇고 있다고 <에이피>(AP) 등 외신들이 전했다. 앞서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의 출구조사 결과도 이와 비슷한 득표율을 보였다.

일본계 페루 정치인 후지모리 부녀는 여러가지로 우리나라의 전·현직 대통령인 박정희-박근혜 부녀와도 닮았다. 알베르토는 1990년 집권해 경제개발에 일정한 성과를 내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의회 해산, 장기집권을 위한 개헌, 사법부와 언론 통제, 좌파 무장조직 ‘빛나는 길’ 소탕을 내세운 정적과 반대파 학살, 부정선거와 부패 등 전형적인 독재자의 면모를 고루 보여주다가 2000년 국가정보부장의 야당 의원 매수 사건에 연루돼 권좌에서 쫓겨났다. 그는 일본으로 도피했다가 5년 뒤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귀국했으나 체포돼,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게이코 후지모리는 19살때인 1994년부터 이혼해 홀몸이 된 아버지 옆에서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대행하며 정치 수업을 했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한 사업가이기도 하다. 후지모리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아버지의 과거를 의식한 듯 온화한 중도 이미지를 내세우며 “우리는 폭력을 치워버리고 앞으로 나아가길 원한다. 나는 모든 페루 국민의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역설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그는 또 국민은 화해를 원한다며, 자신이 당선될 경우 아버지를 사면할 것임을 공언했다.

한편, 알베르토의 막내 아들이자 게이코의 남동생인 켄지 후지모리 의원은 이날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장 선거에서 최근의 마약 스캔들에 연루된 혐의에도 불구하고 최다 득표를 하고 있다고 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가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켄지 의원은 지난 10년간 마약 밀거래에 직간접으로 관여해왔다고 방송은 전했다. 2013년엔 그가 공동소유하고 있는 창고 건물에서 코카인 100㎏이 발견됐으나 해운사에 은닉 책임을 돌리며 자신의 혐의는 부인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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