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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4.24 15:13 수정 : 2016.04.24 15:13

물을 향한 손 에콰도르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19일 서부 해안도시 만타에서 주민들이 구호품으로 지급되는 물을 받기 위해 손을 뻗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에콰도르에서 이날까지 주검이 발견된 희생자만 507명이고 행방불명자도 1700여명에 이른다. 만타/AFP 연합뉴스

“우린 울었다… 울고 또 울었다. 우리가 본 현장은 극도로 비극적이었고, 거대한 무덤이었다.”

기욤 롱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23일, 남미국가연합(UNASUR) 소속 12개국 외무장관들이 최근 에콰도르를 강타한 지진 사태의 수습을 돕기 위해 모인 긴급 회의에서 피해 현장의 참혹한 모습을 전했다고 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가 보도했다.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 롱 장관은 “에콰도르 정부 혼자만의 힘으론 사태의 엄중함을 감당할 수 없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구조팀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밑에서 주검들을 수습하는 처참한 풍경을 떠올리는 듯 눈과 목소리가 슬픔에 젖어있었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지난 16일 태평양 연안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이 에콰도르를 덮친 이후 숨진 희생자 수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는 지진이 발생한지 일주일째인 23일, 지진 사망자가 654명, 실종자는 58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113명을 구조했지만, 아직도 무너진 건물 잔해 등에 2만5000명 이상이 깔려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대다수는 날이 갈수록 생존 가능성이 엷어지면서, 사망자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지진피해 지역은 전파된 건물만 7000여개, 부분 파손돼 붕괴 위험이 있는 건물은 2만4000여개에 이른다.

이번 에콰도르 강진은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만으로도 2007년 페루 지진 사망자 수를 넘어섰으며, 1999년 1000여명이 숨진 콜롬비아 지진 이후 남미에서 최대 규모의 희생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당신들은 혼자가 아니다. 남미국가연합이 에콰도르의 고통과 비극을 나누며 연대하고 있다. 에쾨도르는 형제애와 연대에 힘입어 아름답게 재기할 것이다”라고 위로했다. 그는 “전 세계 24개국이 에콰도르(의 지진 수습)에 특별한 화답을 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주로는 남미 이웃국가들이 그렇다”고 말해 국제사회가 더 큰 관심과 지원을 해줄 것을 에둘러 표현했다. 기욤 롱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대부분 남미국가연합에서 온 2000여명의 구조대원들이 생존자 구출 및 주검 수습을 발벗고 돕고 있다며, 113명의 생존자를 구조한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화답했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지진 피해자 절대다수가 집중된 해안 지역을 방문해 현장수습을 이끌고 있는데, 지진 피해를 완전히 복구하려면 최소 30억달러(약 3조4300억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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