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6.21 08:22
수정 : 2016.06.21 08:33
|
미국 서남부 지역 폭염. 연합뉴스
|
미국 캘리포니아 주 동부와 애리조나주, 네바다 주 남부, 뉴멕시코 주 등 서남부 지역에 살인 폭염이 기승을 떨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기상청은 전날 이 지역에서 하루 최고기온 기록이 17개나 작성됐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 주 팜 스프링스 인근의 사막 마을인 서멀의 최고기온은 48.3℃를 찍었고, 같은 주(州) 로스앤젤레스 인근 우들런드 힐스 지역은 2008년과 같은 42.7℃를 기록했다.
로스앤젤레스 북부 버뱅크의 기온 역시 42.7℃로 종전 기록(40℃)을 가뿐히 넘었다.
로스앤젤레스 시 중심가의 기온도 35.5℃로 치솟았다.
사막인 애리조나 주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애리조나 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피닉스의 수은주는 19일 47.7℃를 가리켜 종전최고(46.1℃) 기록을 근 50년 만에 갈아치웠다.
20일에도 피닉스, 투산 유마 지역의 기온은 46.1∼48.9℃에 이를 것으로 점쳐졌다.
폭염에 따른 탈진 등으로 애리조나 주에서만 4명 이상이 숨졌다.
기상 당국은 멕시코에서 이동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촉발된 이번 살인 더위의 기세가 20일 정점에 오른 뒤 21일부터 사그라들 것으로 전망했다.
무더위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이 캘리포니아 주 초목을 집어삼키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지난 15일 로스앤젤레스 시 북서쪽 샌타바버라 카운티에서 발생한 산불은 40℃ 이상의 고온 건조한 날씨와 시속 80㎞의 강풍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여의도 면적(2.9㎢)의 6배가 넘는 19㎢의 로스 파드리스 국유림과 샌타바버라 카운티 숲을 태웠다.
산불 발생 닷새가 지나도록 진화율은 54%에 머문 가운데 31.9㎢에 달하는 광활한 초목이 잿더미로 변했다.
소방 당국은 ‘일몰 바람’ 현상으로 야간에 산불 진행 방향과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5년째 이어진 가뭄으로 캘리포니아 주 초목이 바짝 마르면서 불붙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 조성돼 대형 산불로 확산하고 있다.
멕시코 접경 지역인 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 19일 난 산불로 임야 6㎢가 폐허로 변하고, 25개 가구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스앤젤레스 인근 실버 레이크에서도 같은 날 화재가 발생해 도로 2개가 폐쇄됐다.
고온과 진화라는 두 개의 장애물과 사투를 벌인 로스앤젤레스 소방 당국은 소방관 200명과 헬리콥터를 투입해 45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연합뉴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