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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7.17 18:43 수정 : 2016.07.17 18:43

“파키스탄 크리켓팀 우승하면 스트립쇼” 발언 등 논란

“우리는 여성으로서 자신을 위해 또 서로를 위해, 그리고 정의를 위해 일어서야 한다” “파키스탄이 크리켓 대회에서 우승하면 스트립쇼를 하겠다.”

돌출 행동과 남녀평등 주장으로 보수적인 무슬림 국가인 파키스탄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소셜미디어 스타가 된 20대 여성 모델이 ‘명예살인’의 희생자가 됐다.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명예살인을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17일 파키스탄 경찰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여성 소셜미디어 스타인 찬딜 발로치(26)가 지난 15일 펀자브주(州) 물탄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나빌라 가잔파르 경찰 대변인은 “발로치의 오빠가 잠자는 그녀를 목 졸라 살해했다는 진술을 그녀의 부모로부터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발생 뒤 잠적했던 발로치의 오빠 와심 아짐을 이틀 만에 검거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물탄 경찰 책임자인 아자르 아크람은 “와심은 가족의 명예를 위해 동생에게 약을 먹이고 목을 졸라 살해했음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본명이 파우지아 아짐인 발로치는 최근 튀는 행동과 발언이 담긴 소셜미디어 게시물로 보수적인 파키스탄 사회에서 논란 속에 유명인사가 됐다.

특히 그녀는 최근 라마단 기간에 한 호텔 방에서 유명 종교 지도자와 나란히 셀카를 찍어 올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성직자는 이슬람의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발로치를 만났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그의 성직자 자격을 박탈했다.

또 발로치는 최근 파키스탄 크리켓 대표팀이 우승하면 스트립쇼를 하겠다는 ‘공약’도 했다.

이런 게시물이 인기를 끌면서 발로치의 트위터 팔로워는 4만 명이 넘었고, 공식페이스북 계정에 ‘좋아요’를 누른 이용자도 70만 명이 넘는다.

발로치는 보수적인 파키스탄 사회가 만들어 놓은 여성에 대한 제약에 맞서 싸우겠다는 각오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살해당하던 날에도 그녀는 “그만두라는 협박을 아무리 받더라도 나는 싸울 것이며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지난 14일에는 “여성으로서 우리 자신을 위해 또 서로를 위해, 그리고 정의를 위해 일어서야 한다. 어떤 여성이 될지는 스스로가 결정할 필요가 있다. 평등을 믿는다. 나는 자유로운 생각을 하는 여성이며 이런 나를 사랑한다”고 썼다.

발로치의 희생 소식이 알려진 후 명예살인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오스카상을 받은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인 샤민 오바이드-치노이는 “여성을 죽이는 남자를 감옥에 보내는 선례를 만들지 않으면 이 나라에선 어떤 여성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발로치는 학대당하고 지배를 받는 여성들을 일깨운 사람”이라고 평가했고, 페이스북 이용자인 자이르 후사인은 “발로치 당신은 우리를 웃게 해줬고, 손뼉 치게 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반면, 명예살인을 범죄로 인식하지 못한 채 이를 옹호하는 주장도 잇따랐다.

‘지아알리’라는 트위터 이용자는 “누군가 해야 할 일이었다. 그녀는 불명예였다”고 적었고,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동생이 홍보를 위해 벌거벗은 사진을 공개하는데 그렇다면 그 오빠는 도대체 뭘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보수적인 무슬림 사회인 파키스탄에서는 최근까지도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를 들어 가족 구성원이 여성을 살해하는 관습인 ‘명예살인’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명예살인으로 희생된 여성은 1천96명에 달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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