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15 07:50
수정 : 2016.08.1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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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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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망자 권총 들고 있었다…총격은 법 테두리 안에서 발생”
흑인 비율 40% 넘는 밀워키에서 흑인-경찰 갈등 재점화
13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검문을 피하다 경찰 총격에 사망한 남성이 흑인으로 밝혀지면서 미국 내 경찰과 흑인 간의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에드워드 플린 밀워키 경찰서장은 1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날 경찰의 총격에 숨진 사망자가 23살의 흑인인 실빌 K. 스미스라고 밝혔다.
스미스에게 총격을 가한 경찰관에 대해서는 24세의 흑인이라는 것 외에 자세한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스미스는 지난 13일 오후 경찰의 차량 검문을 피해 도주하다 경찰관의 총에 맞아 현장에서 숨졌다.
경찰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고, 부검결과도 기다리고 있지만, 이번 총격이 “법 테두리 안에서 발생한 것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또 스미스가 다수 전과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톰 배럿 밀워키 시장도 이 자리에서 총격 경찰관의 몸에 부착된 ‘보디캠’(body cam) 녹화 장면을 분석해 본 결과 스미스가 총격 당시 손에 총을 쥐고 있었다고 전했다.
녹화 장면에 따르면 경찰관이 스미스의 차량을 세우고, 총을 발사하기까지는 25초 가량이 소요됐고, 스미스는 수십 발자국을 도망가다 총을 쥔 채 이 경찰관을 향해 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플린 서장은 왜 경찰이 왜 차량을 검문하려 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스미스의 차량이 수상하게 행동했다고 밝혔다.
이번 경찰 총격 사망 사건에 항의해 전날 현지에서 시작된 시위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밀워키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주 방위군을 배치됐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14일(현지시간) 밀워키 카운티 보안관인 데이비드클라크의 요청에 따라 배럿 밀워키 시장, 주 방위군 지도자와 협의한 끝에 주 방위군을 흑인 밀집지역의 주요 도로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 방위군은 경찰의 요청이 있으면 경찰을 돕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커 주지사는 이에 앞서 밀워키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는 전날의 폭력시위가 재연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전날 밤 흑인 거주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밀워키의 북부 지역에서는 스미스의 총격을 규탄하는 과격 폭력시위가 벌어졌다.
전날 밤 최소 200여 명이 참가한 항의 시위는 격렬하게 전개됐다.
경찰차가 불타고 돌이 날아다녔으며, 주유소와 자동차 부품가게, 은행 지점, 미용용품 공급회사 등 6개소가 불탔다.
경찰차에 타고 있던 한 경찰관이 창문 안으로 날아든 벽돌에 맞아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총 4명의 경찰관이 다쳤으나 중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시위자 17명이 체포됐다.
워커 주지사는 폭력시위 자제를 당부하면서 교회 및 공동체 지도자와 만나 해결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경찰의 총격과 관련해서는 주 법에 따라 독립적인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앞서 미국에서 비무장 흑인이 잇따라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이후 경찰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이어지면서 흑인과 경찰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벌어진것이다.
흑인 거주자 비율이 40%를 차지하는 밀워키에서는 지난 2014년에도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흑인 청년 돈트렐 해밀턴이 경찰 총격에 사망하면서 경찰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밀워키 흑인 거주지역 대표자인 알더먼 레이니는 AP통신에 “밀워키의 흑인 거주자들이 이런 억압 속에 살아가는 것에 대해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하나의 경고음”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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