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1.13 11:26
수정 : 2016.11.13 14:51
11일 500여명 모여서 박 퇴진 요구
가족 단위·2시간 넘겨 운전해 참석
다른 인종 참석도 연대감 표시해
|
1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에서 가족과 함께 나온 동포들이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
|
12일 서울에서 광화문 집회가 열리는 것에 맞춰 해외동포들도 11일(현지시각)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전세계 곳곳에서 벌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11일 500여명이 참석한 시위가 총영사관 앞에서 진행됐다. 이날 낭독된 재미동포 시국성명서를 통해 집회 참석자들은 국정원의 선거 개입, 서민경제 파탄, 세월호 참사, 남북관계 파탄 등 현 정부의 잘못을 일일이 지적하며 박 대통령의 즉각적인 하야와 새누리당의 해산을 요구했다. 기독교·불교 등 종교 지도자들이 발표한 성명서에서는 박 대통령 퇴진과, 남북관계 개선, 세월호 진상 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집회는 2년 전 세월호 참사 직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렸던 추모 집회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집회이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이 나오기도 했고, 2시간 넘게 운전을 하고 온 참석자도 많았다. 아이들과 함께 참석한 조주현씨는 “세월호 참사 직후 1주일 넘게 눈물만 흘릴 때에도 이런 집회에 참석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도저히 집에만 있을 수 없어 나오게 되었다. 박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서 국정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당장 퇴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석한 서든캘리포니아대학(USC)에 다니는 이수인씨는 조국에 대한 걱정을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져서 감사하다며, 학교로 돌아가 더 많은 학생들과 함께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발언했다.
한국 문제로 열린 집회에 타인종 참석자가 여럿 있었던 것도 특이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휴고 가르시아는 “미국 언론의 보도와 직장 동료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의 상황을 알게 되었다. 오늘 한국의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형제 자매들에게 연대의 뜻을 표하고자 여러 친구들과 같이 참석하게 되었다”며 말하여 스페인어로 “우리는 이루어낼 것이다”를 연호해 집회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환호를 받았다.
총영사관 앞에서 시작한 집회는 한인타운 중심가를 행진하며 박근혜 퇴진, 이명박 구속, 새누리당 해산, 친일파 청산 등의 구호를 외쳤고, 한 시간 반 넘게 진행되었다.
한편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단체 회원 20여명이 미리 자리를 차지하고 ‘계엄령을 선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두 집회 참석자들간에 위기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
보수단체 소속 동포들은 계엄령을 선포하라거나 박근혜 대통령 힘내라고 외치고 있다.
|
로스앤젤레스/글·사진 이철호 통신원
광고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