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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2.26 14:43 수정 : 2016.12.26 15:39

크리에이티브 시각디자인 집단 버틀러 잉크,
명화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 패러디해
올해 세계 사건·사고, 이미지로 담아내

크리에이티브 시각디자인 집단 버틀러 잉크(Beutler Ink)가 2016년 사건·사고를 한 폭의 그림에 담았다. 16세기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명화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을 패러디 한 이 그림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며 공유되고 있다. 버틀러 잉크의 누리집 갈무리
크리에이티브 시각디자인 집단 ‘버틀러 잉크(Beutler Ink)’가 2016년에 벌어진 전 세계 사건·사고를 한 장의 그림에 담아냈다. ‘탐욕’으로 가득찬 눈빛의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선거유세 현장에 모여 있는가 하면, 슬픈 표정으로 표류하고 있는 난민들도 그려져 있다. 불 타고 있는 갤럭시노트7도 ‘깨알’처럼 들어가 눈길을 끈다.

‘혼돈의 2016년’을 표현한 이 그림은 16세기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명화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을 패러디했다.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은 왼쪽에 에덴동산, 오른쪽에 지옥, 가운데에 인간 세상 등 3가지 환경을 통해 ‘탐욕’으로 타락해가는 인간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버틀러 잉크의 ‘2016년판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은 죽은 이들을 추모하는 섹션, 각종 정치적 상황이 담긴 섹션, 한 해 이슈가 됐던 사건 섹션으로 구분됐다.

천국을 묘사한 왼쪽 섹션에는 영국 가수 데이비드 보위(1월 사망)와 미국 가수 프린스(4월 사망) 등 올해 숨진 예술인들이 그려져 있고, 지난 6월 브렉시트를 반대하다 살해된 조 콕스 영국 노동당 의원과 피델 카스트로(11월 사망)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등 정치인, 권투 선수 무하마드 알리(6월 사망)와 골프 선수 아놀드 파머(9월 사망) 등 유명 스포츠인들도 다수 그려져 있다. 지난 6월 미국 올란도 펄스 나이트클럽 총격사건을 상징하는 건물과 지난 5월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네티 동물원에서 우리에 떨어진 소년 때문에 사살 당한 고릴라 ‘하람비’도 담겼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비롯해, 버니 샌더스 열풍부터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도널드 트럼프 당선까지 미국 대선 과정 등 전 세계 정치 상황은 원작의 지옥 섹션에 해당하는 오른쪽에 그렸다. 버틀러 잉크 쪽은 “사실상 지옥을 그린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미국 뉴욕에서부터 한국 속초까지 전 세계적으로 퍼졌던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 등은 가운데 섹션에 담겼다. 이슈가 됐던 사건을 모아놓은 이 섹션에는 지난 11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쿠바 방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오스카상 수상, ‘우승 확률 5000분의 1’ 레스터시티의 영국 프리미어리그 우승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삼성전자 갤노트7 발화 사건이 꼽혔는데, 해당 사건을 상징하는 ‘불타는 스마트폰’ 그림은 지옥 섹션이 시작하는 경계 부근에 놓여졌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을 상징하는 ‘불타는 스마트폰‘. 버틀러 잉크의 누리집 갈무리
 버틀러 잉크는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인포그래픽·시각디자인 등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어주는 업체로, 매년 12월이 되면 한해 동안 있었던 전 세계의 사건을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해 공개하고 있다. 이 그림은 지난 19일 미국 <허핑턴포스트>를 통해 기사화된 뒤 전 세계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허핑턴포스트 댓글 창에는 “술에 취한 듯한 2016년이었어!” “전쟁 이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은 암울한 해는 처음일거야” “2016년을 그림 하나로 요약했다” 등 100여개의 댓글이 달렸고, 지금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계속 공유되고 있다. 한 트위터 유저의 “2016년. 너는 이미 많이 취했어”라는 트윗은 미국 잡지 슬레이트 12월 판에 “한 해 동안 사람들이 가졌던 느낌이 적절하게 요약됐다”고 인용됐다.

한국 커뮤니티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갤노트7이 세계적 이슈로 꼽혔는데, 좋아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웃프다” “1000만 촛불이 안 들어갔으니까 무효!” “‘병신년’은 ‘헬조선’만이 아니라 ‘헬월드’였어 ㅠㅠ”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유덕관 기자 ydk@hani.co.kr

16세기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명화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 이 그림은 에스파냐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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