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나 윌리엄스 등 스포츠 스타들 대거 출연
1분 30초 동안 평등·기회·차별 메시지 담아
미국 언론들 “트럼프의 반 이민 정책 비판”
나이키 광고 화면 갈무리
미국의 스포츠 용품 브랜드인 나이키가 ‘평등’(Equality)을 주제로 한 캠페인성 광고를 새로 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자 차별 정책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2일(현지 시간) 나이키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을 보면, 광고는 흑백 배경에 ‘평등’(Equality)이라는 단어와 나이키의 로고가 새겨져 있는 화면으로 시작한다. 이어 “이것이 약속된 땅의 역사인가?”라고 묻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광고는 “스포츠의 영역은 언제나 위대한 ‘평등 지대’였다”며 “당신의 외모나 신념이 아닌 당신의 행동으로 정의되는 곳”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경기장과 법원에 흰색 선의 이미지를 표시한다. 그러면서 “평등에는 경계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광고는 아울러 “누구나 기회의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되며, 가치는 피부색을 뛰어넘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이곳에서 평등할 수 있다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평등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평등의 메시지는 화면에서 얼굴이 바뀌는 과정에도 계속 이어지고 ‘변화는 곧 올 것’(A Change is Gonna Come)이라는 샘 쿡의 노래가 배경으로 깔린다.
여성 감독 멜리나 마트소우카스가 연출한 이번 광고는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를 비롯해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 여자 축구선수 메건 라피노, 육상 선수 달릴라 무하마드, 체조 국가대표 개비 더글러스 등 유명 스포츠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 이들은 평등과 기회, 차별에 관한 메시지를 1분 30초 분량으로 담아냈다.
나이키 공식홈페이지 갈무리
USA투데이, CNN머니 등의 미국 언론들은 나이키의 이번 광고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 이민 정책을 비판하려는데 목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나이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과 외국산 제품에 대한 세금 개혁 정책을 두고 공개적으로 반대 성명을 낸 바 있다.
게다가 지난 8일 나이키의 경쟁 브랜드인 언더아머의 최고 경영자 케빈 플랭크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기업가 중심의 대통령이다. 그는 미국 비즈니스계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사실상 트럼프를 지지하는 말을 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나이키의 광고는 플랭크의 발언이 공개된 직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나이키는 이번 광고 캠페인을 그래미 시상식과 이번 주 뉴올리언즈에서 열리는 NBA 올스타전에서 방영할 예정이다.
한편 시애틀연방지방법원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결하자,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 정책 고문은 12일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반 이민 행정명령 조치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강민진 기자 mj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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