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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4.03 16:05 수정 : 2017.04.03 20:09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 앨리슨 소장
“미-중 사이 전쟁 발발 가능성 배제 못해
신흥 강대국이 기존 강대국 밀어낸 사례
500년 동안 16번 중 12번은 전쟁” 분석
무역갈등·대만독립·북핵 ‘3가지 계기’ 꼽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미-중 전쟁의 가능성을 경고하는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에서 비롯한 ‘투키디데스 함정’에서 역사적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 벨퍼센터의 그레이엄 앨리슨 소장은 2일 <워싱턴 포스트>에 ‘트럼프와 시진핑은 어떻게 전쟁에 빠져들 수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특별기고한 글에서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면서 양국 간 전쟁 발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앨리슨 소장은 “1980년부터 지금까지 세계 경제에서 생산 비중이 미국은 22%에서 16%로 떨어진 반면 중국은 2%에서 18%로 올라갔다”며 “지난 500년 동안 신흥 강대국이 기존 강대국을 밀어낸 적이 모두 16번 있었는데, 이 가운데 12번은 전쟁이 터졌다”고 했다. 나머지 네번은 양자 사이에 “엄청나고 고통스러운 절제”가 있어 무력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 주석은 ‘중국의 꿈’을 내걸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워 무력 충돌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봤다.

앨리슨 소장은 지금 상황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해당한다고 했다. 기원전 5세기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아테네와 스파르타 사이의 전쟁을 다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썼다. 투키디데스는 이 책에서 아테네의 부상과 이에 대한 스파르타의 두려움이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1차 세계대전의 주요 원인도 신흥 독일과 기존 패권국 영국의 충돌이었다. 앨리슨 소장은 <전쟁의 운명: 미국과 중국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할 수 있나?>의 저자이기도 하다.

앨리슨 소장은 전쟁이 일어날 ‘계기’로 세 가지를 꼽았다. 미-중 무역 갈등, 대만 독립 문제와 함께 북핵 문제가 그것이다. 그는 “미국은 북핵 프로그램을 늦추도록 군사적 행동을 준비한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의 군사행동은 제2의 한국전쟁이나 김정은 체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는 미국과 중국의 전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했다.

앨리슨 소장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붕괴할 경우에 미국은 핵탄두가 국제 테러조직에 넘어가지 않도록 특수부대를 투입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중국군과 무력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북한 체제 붕괴로 난민이 대거 중국 쪽 국경을 넘게 되면 중국은 북한 지역에 군대를 보내 위성국가를 세우려고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를 한국 정부는 용인할 수 없기에 한-미 연합군이 북한 지역으로 올라가고, 이는 결국 1950년 한국전쟁의 재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전쟁 없이 신흥 강대국과 기존 강대국 사이의 긴장을 관리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5년 정상회담에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벗어나기 위해 협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당시 시 주석은 ‘신형 대국 관계’를 주장하며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증대를 미국이 받아들이라고 요구했으나, 미국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앨리슨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국제관계를 재설정할 기회를 갖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두 지도자가 전쟁의 위험을 인식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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