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기본소득 실험중] ④ 미국
에어비앤비 등 1500여 벤처 키운
Y콤비네이터, 본실험 설계 공개
“대량의 일자리 사라질 4차혁명시대
소득의 90%는 빅데이터 활용한 것
70% 과세해 기본소득으로 나눠야”
저비용 고효율 복지수단 우려에는
제도 대안 아닌 ‘보완재 역할’ 강조
“효과 수량화해 정책 근거 제공할 것”
에어비앤비 등 세계 1500여개 스타트업을 키운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기획사 와이콤비네이터의 기본소득 본실험 세부 설계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 9월25일부터 사흘(사전행사 포함 닷새)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제17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총회에서다. 첫날 ‘기본소득 실험에 관한 전체회의’에서 와이콤비네이터 연구책임자 엘리자베스 로즈 박사가 단상에 섰다. 포르투갈 의사당을 가득 채운 지구촌 기본소득 전문가 400여명이 숨을 죽인 채 그의 발표를 주목했다. 로즈 박사는 전체회의 5개와 동시회의 37개 중 가장 주목받은 발표자였다.
와이콤비네이터의 실험에 관한 뜨거운 관심은 ‘실리콘밸리가 왜 기본소득에 열광할까’라는 질문과도 이어진다. 기본소득은 자유주의자부터 사회주의자까지 폭넓은 지지를 받는 사회정책인데 최근 몇년 사이 실리콘밸리의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들이 가장 열렬한 지지 그룹을 자처한다. 실리콘밸리는 △극빈층 증가 △소득 불평등 확대 △중산층 몰락 △특히 사물인터넷(loT)·사이버물리시스템(CPS)·인공지능·로봇을 기반으로 하는 ‘제4차 산업혁명’ 이후 일자리 감소의 대안으로 기본소득을 제안한다.
와이콤비네이터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은 지난해 1월 “기술이 전통적인 일자리를 없애고 막대한 부가 새로 창출됨에 따라, 미래 어느 시점에 국가적인 차원에서 기본소득의 일부 버전을 보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기본소득 실험을 공식화했다. 2015년엔 와이콤비네이터 연구소를 세워 실험을 준비했고, 그 책임자가 로즈 박사다. 리스본 총회에 참석한 강남훈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대표(한신대 경제학 교수)는 “경제학자들을 설문조사하면 반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직업이 없어지리라 보고 반은 아니라고 보는데, 인공지능을 만드는 기업가들은 진짜로 미래에 직업이 없어질 것을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업이 사라진 세계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생기고, 인공지능과 로봇이 일을 하고 인간은 남는 시간에 의미 있는 다른 활동을 찾아서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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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5일(현지시각) 포르투갈 리스본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17차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총회에서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기획사 와이콤비네이터의 기본소득 실험 연구 책임자인 엘리자베스 로즈 박사가 본실험 설계와 관련한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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