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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2.06 18:31 수정 : 2017.12.06 21:39

닐스 아넨 독일 사민당 의원(왼쪽부터), 장애진씨,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쿠르트 베크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대표가 5일(현지시각) ‘2017 에버트 인권상’ 시상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독일 베를린 에버트재단 시상식 열려
세월호 생존자 장애진씨 대표 수상
“사람 먼저 생각하는 나라다운 나라”

닐스 아넨 독일 사민당 의원(왼쪽부터), 장애진씨,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쿠르트 베크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대표가 5일(현지시각) ‘2017 에버트 인권상’ 시상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돈이 아닌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나라다운 나라가 됐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5일(현지시각) 저녁, 독일 베를린의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강당에서 세월호 참사 단원고 생존자 장애진씨가 수상 소감을 밝혔다. 장씨는 ‘2017 에버트 인권상’을 수상한 1700만 한국 촛불시민들을 대표해 시상식장에 섰다. 장씨는 “촛불집회에서 부상자도 없었고 연행자도 없었다. 모두 한마음 한뜻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참사 경험을 담담하게 얘기하던 장씨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하늘로 떠난 단원고 친구 민지와 민정에게 전하는 말로 소감을 마무리했다. “내가 이 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너희 덕분이야. 다시 봄이 오면 너희가 아프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할게. 많이 그립고 보고 싶다. 잘 지내고 있으면 좋겠어.”

한국의 ‘촛불시민들’이 받은 국제적 권위의 에버트 인권상 시상식장에는 베를린 동포와 유학생들, 현지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에버트 재단이 제작한 촛불집회 다큐멘터리를 관람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도 함께했다. 앞서 재단은 “평화적 집회의 자유는 생동하는 민주주의를 위한 필수적인 구성 요소다. 한국 국민의 촛불집회가 이 중요한 사실을 세계 시민들에게 알린 계기가 됐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재단 대표 쿠르트 베크는 “수상자들과 얘기하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한국 시민들이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게 실제 상황이라는 것을 생생하게 느꼈다”고 했다. 또 “우리가 한국인들의 촛불집회에 깊이 동감하는 이유는 1989년 동독에서 촛불시위로 평화적 통일에 이르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라며 “한반도 분단 상황에서 열강들의 이해관계로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깨어 있는 국민이 뒤에 있다는 사실을 통해 한국 정부가 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독일 사회민주당 소속 연방의원 닐스 아넨은 “촛불항쟁은 민주주의로 가는 길을 열었다. 여러분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민주주의가 투표만으로 제한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는 축사를 했다.

시상뿐 아니라 지난해 한국의 ‘촛불혁명’을 주제로 한 토론도 진행됐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한국은 시민항쟁을 통해 정권을 바꿨고 의미있는 개혁이 시도되고 있지만 국민의 삶은 아직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적폐 청산과 대개혁은 더디기만 하다. 촛불항쟁은 촛불혁명으로 완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난민 여성들을 위한 기금을 전달하러 앞서 베를린에 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도 이날 시상식에 참석했다.

베를린/글·사진 한주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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