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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 시아파 성지인 이라크 중부 나자프에서 주민들이 행인들에게 차와 먹을 거리를 나눠주며 전날 치러진 총선에 시아파가 대거 참여한 것을 자축하고 있다. 나자프/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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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파 시스타니-알라위 각축
연정 구성등 ‘편모으기’ 경쟁
쿠르드·수니파 역할도 변수로 지난 30일 치러진 총선의 개표작업이 한창 진행 중임에도 선거 결과 들어설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이라크 각 정파 및 종족간 물밑 힘겨루기가 벌써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 통일이라크연맹 대 알라위 구도=신문은 “선거가 끝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라크 주요 정치 지도자들이 각 정파의 연합을 통해 구성될 것이 확실시 되는 새 정부 참여를 위한 동맹세력을 모으려고 발벗고 나서고 있다”며 “특히 (시아파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시스타니가 지원하는) 시아파 최대 정치조직인 통일이라크연맹과 이야드 알라위 현 임시정부 총리가 이끄는 단체 사이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종교지도자들이 대거 포함된 통일이라크연맹과 친미성향의 정치지도자들로 채워진 알라위 총리 지지그룹 사이의 경쟁은 새 정부 구성문제뿐 아니라, △이슬람의 역할 △미국의 영향력 △이란 변수 등 향후 이라크 정국을 가를 중요 변수와도 긴밀히 맞물려 있다는 게 신문의 지적이다. 신문은 “제헌의회 소집과 함께 구성될 새 정부는 대통령과 2명의 부통령을 선출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선 재적의원 3분의 2가 동의를 해야 한다”며 “이렇게 선출된 정·부통령단이 다시 총리와 정부 구성을 위한 정당 또는 연합체를 선임하기 때문에, 결국 새 정부를 장악하려면 제헌의원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과반의석 확보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통일이라크연맹은 쿠르드족과 함께 3분의 2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알라위 총리가 이끄는 ‘이라크리스트’는 이번 선거에서 의석 3분의 1만 확보한다면, 통일이라크연맹의 집권을 막아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럴 경우 알라위 총리는 자신의 총리직 유지를 대가로 통일이라크연맹과 연정을 시도하거나, 연맹 참여세력 가운데 일부를 끌어들여 자체 연정을 구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수니파를 어떻게 끌어들일까= 한편, 이라크 전체 인구의 약 20%에 이르면서도 절대다수가 선거에 불참한 수니파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초 선거연기론을 내세우다 막판에 선거참여로 돌아선 아드난 파차치 등 거물급 수니파 정치인들은 총선 직후 “수니파에 대한 적절한 권력안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국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경고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반면 선거불참을 독려해 온 이슬람학자위원회(CMS) 등은 여전히 이번 총선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새 정부 구성에도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수니파 내부에서도 새 정부 참여 여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아시아타임스〉는 1일 “이라크 임시헌법은 이라크 전역 18개 주 가운데 3개 주에서 주민 3분의 2 이상이 반대할 경우 제헌의회가 마련한 헌법안은 부결되고 총선을 새로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수니파는 바그다드·안바르·살라아딘·니나와 등 4개 주를 장악하고 있어 이들의 정치적 지분에 대한 안배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헌의회는 헌법안 작성을 위한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한 뒤 이들의 활동을 관리·감독하도록 돼 있어, 새 정부 내각 인선과정은 물론 헌법안 작성 위원회 구성과정에서도 수니파에 대한 ‘배려’가 가능할 것이란 게 이 신문의 지적이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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