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19 16:49
수정 : 2017.12.19 20:47
|
18일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언을 무효화하는 결의안 채택을 위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손을 들고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 뉴욕/신화 연합뉴스
|
미국 반대로 채택 불발…나머지 14개국은 찬성
이 “고마워요, 트럼프”…팔 “유엔총회 긴급회의를”
연이은 시위·공습 등으로 팔레스타인인 8명 사망
펜스 미국 부통령, 중동 순방 1월로 미뤄
|
18일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언을 무효화하는 결의안 채택을 위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손을 들고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 뉴욕/신화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이스라엘 수도’ 선언을 무효화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 채택이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시엔엔>(CNN) 방송은 18일 안보리가 뉴욕 유엔본부에서 예루살렘 결의안 채택을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부결됐다고 보도했다. 15개 이사국 중 미국을 제외한 14개국은 결의안에 찬성했다. 결의안은 예루살렘의 지위 변화에 대한 어떤 결정이나 행동도 효력이 없고 철회돼야 하며,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예루살렘에 열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미국·중국·러시아·프랑스·영국 등 5개 상임이사국이 모두 찬성하는 것을 포함해 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번 결의안이 “모욕적”이고 “미국은 우리 대사관을 어디에 설치할지 결정할 주권이 있다”며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안보리 결의가 무산된 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헤일리는 진실의 촛불을 들어 어둠을 물리쳤다”, “고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니키 헤일리”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미국의 반대는 “(이스라엘의) 점령과 공격에 대해 한쪽 편을 드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유엔총회에 긴급 회의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시엔엔>은 “유엔총회 결의가 안보리 결의만큼 무게가 있진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반대하는 광범위한 국제적 합의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연이은 시위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상자가 늘고 있다. <알자지라>는 15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시위에서 4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위 도중 이스라엘군의 고무탄에 맞은 14살 소년은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스라엘군의 시위 진압과 공습으로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 8명이 숨지고 1900명 이상이 다쳤다. 팔레스타인 수감자 협회는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 뒤 이스라엘군에 체포된 팔레스타인인이 13일 기준으로 260명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무슬림 국가들에서는 반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알자지라>는 1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미국대사관 앞에서 8만명 규모의 반미 시위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 지역에서는 11일 동안 4번이나 대규모 시위가 있었고 미국 제품 불매운동도 일고 있다. 이 매체는 터키 앙카라와 파키스탄 카라치에서도 반미 시위가 있었다고 전했다. 무슬림 국가뿐 아니라 12일 독일, 15일 일본에서도 시위가 진행됐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번주에 시작될 예정이던 중동 순방을 내년 1월 중순으로 미뤘다. 순방을 미룬 공식적 이유는 감세안에 대한 의회 표결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지만, 중동 각지의 반미 시위로 인한 안전 문제를 고려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타와드로스 2세 이집트 콥트 정교회 교황 등 중동 일부 지도자들은 펜스 부통령과의 만남을 거부한 상태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