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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28 18:12 수정 : 2005.11.29 22:23

민간 우주여행선 ‘소유즈’ 스페이스 어드벤처스에서 민간 우주여행에 사용하는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 스페이스 어드벤처스 제공

세계 첫 우주전문여행사 ‘스페이스…’ CEO 에릭 엔더슨

3명 200억원 내고 ‘휴가’
준궤도 여행은 1천명 즐겨
금세기 안에 대중화 확신

누구나 한번쯤 우주여행을 꿈꾼다. 에릭 앤더슨(31)은 그 꿈을 실현시켜 주는 사람이다. 그는 미국 버지니아 알링턴에 본사를 둔 ‘스페이스 어드벤처스’ 최고경영자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의 상업용 우주비행 전문여행사다.

“지난 50년간 우주여행은 국가의 지원을 받는 전문 우주비행사들만 할 수 있었다. 상업용 우주여행은 이제 시작이다.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 분야다.”

문제는 돈이다. 열흘간의 우주여행을 즐기는 데 드는 비용은 2천만달러(한화 200억원)다. 이 돈을 내고 우주선을 탈 사람이 있을까. 이미 세명이 우주 휴가를 즐겼다고 앤더슨은 말했다. 지난 2001년 미국인 데니스 티토가 첫 민간인 우주여행의 문을 열었다. 올 10월엔 그렉 올슨이 세번째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모두 엄청난 갑부들이다.

너무 비싸다는 지적에 앤더슨은 러시아 항공우주국의 기술과 장비를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 제작에만 6백만달러가 든다. 이건 민간여행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다. 가령 창문을 일반 우주선보다 훨씬 크게 만드는 식이다. 그러나 한번 쓰면 버려야 한다. 또 여행객은 러시아 소유의 우주정거장에서 8일간 머물 수 있다. 우리도 이익을 남기지만, 대부분의 비용은 러시아 항공우주국에 지급된다”고 말했다.

지금도 10여명의 갑부들이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다고 한다. 이들은 최대 8개월간 우주비행에 필요한 훈련과 정밀 건강검진 등을 받는다. 이 과정을 통과해야 비로소 우주선을 탈 수 있다.

스페이스 어드벤처스 최고경영자 에릭 엔더슨

왜 이들은 거액을 주고 우주여행을 할까. 앤더슨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꿈, 미래를 미리 살아보는 꿈, 이런 것들이 사람들을 우주로 향하게 한다.” 첫 우주여행객인 데니스 티토는 480만㎞ 떨어진 우주정거장에서 수없이 많은 지구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버지니아대학 항공공학과를 졸업한 앤더슨은 24살 때인 1998년, 동료들과 함께 이 회사를 설립했다. “두가지 목표가 있었다. 지구상에서 우주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는 것과 민간인을 우주에 보내는 첫 회사가 되자는 것이었다. 지금은 두가지 모두 실현됐다.” 우주선과 기술이 필요했던 앤더슨이 돈을 필요로 하는 러시아 항공우주국과 손잡은 게 성공의 기반이 됐다. 지금 이 회사는 알링턴 본사 외에 모스크바와 도쿄에 지사를 두고 있다.

연수익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비밀”이라고 입을 다물었다. 다만 지난해 매출액이 5천만달러라면서, “매년 매출액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 상품엔 우주정거장 여행만 있는 게 아니다. 초음속 비행기를 이용해 대기권 경계까지 올라갔다가 갑자기 추락하면서 30초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게 하는 ‘무중력 체험’, 대기권 밖 외기권에 몇분간 머물다 곧 돌아오는 ‘준궤도 우주여행’ 등이 있다. 지난 8월엔 1억달러짜리 달 여행상품을 러시아 항공우주국과 함께 내놓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러시아 전투기 ‘미그29’를 이용하는 ‘무중력 체험’ 가격은 7천달러, ‘준궤도 우주여행’은 10만달러다. 1천명 가까운 이들이 무중력 체험을 했다고 그는 말했다. 2007년 또는 2008년에 상용화되는 ‘준궤도 우주여행’엔 벌써 100여명이 돈을 예치하고 꿈의 실현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그는 우주여행의 대중화를 꿈꾼다. 매년 수천, 수만명이 우주로 휴가를 떠나는 시대가 금세기 안에 열릴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지금의 소유즈 우주선엔 2명의 우주비행사 외에 단 한 사람의 여행객만 탈 수 있다. 200명이 탈 수 있는 우주선을 만들고, 그걸 반복해 사용할 수만 있다면 비용을 1만달러까지 내릴 수 있다. 이렇게 되는 데엔 30~50년 정도 걸릴 것이다. 첫 민간 항공기가 나온 뒤 보잉 747 여객기를 만드는 데 반세기가 걸린 것과 같다.”

내년쯤 우주여행에 나설 네번째 민간인은 일본인이라고 그는 밝혔다. ‘10여명의 대기자 중에 한국인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아직 없다. 첫 한국인 우주비행사가 빨리 탄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알링턴(버지니아)/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우주여행 어떤게 있나
준궤도서 지구 보고…성층권 초음속 비행도

세번째 여행자 그렉 올슨 지난달 민간인으론 세번째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그렉 올슨이 러시아 우주센터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모습.

상업용 우주여행엔 두가지가 있다. 외기권의 인공위성 궤도에까지 날아가 장기체류하는 ‘궤도 우주여행’과, 외기권에서 몇분간 머문 뒤 귀환하는 ‘준궤도 우주여행’이 있다. ‘궤도 우주여행’을 주선하는 곳은 러시아와 손잡은 스페이스어드벤처스가 유일하다.

그러나 ‘준궤도 우주여행’ 경쟁은 점차 불을 뿜고 있다. 지난달 3일 첫 민간 유인우주선인 ‘스페이스십원’이 고도 100㎞ 이상 비행에 성공한 게 기폭제가 됐다. 고도 100㎞는 지구의 대기권과 외기권을 가르는 기준이다. 스페이스십원 개발팀은 ‘X-프라이스 재단’이 내건 1천만달러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스페이스십원 외에도 10여개의 팀이 경쟁을 벌였다.

준궤도 여행은 궤도 여행에 비해 여행비가 훨씬 싼 게 매력이다. 미국의 시장조사회사인 퍼트론은 2021년까지 연 1만5천여명이 ‘준궤도 우주여행’에 나서고, 시장 규모가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에릭 앤더슨은 “준궤도에서도 지구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십원의 성공 직후, 영국의 버진애틀랜틱항공 회장 리처드 브랜슨은 5대의 스페이스십원을 1억달러에 사겠다고 발표했다. 버진은 2007년부터 1인당 19만달러짜리 준궤도 여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선두주자인 스페이스어드벤처스도 1인당 10만달러짜리 여행상품을 예약받고 있다.

우주여행에 버금가는 ‘무중력 체험’이나 ‘성층권 초음속 비행’에도 업체들이 앞다퉈 뛰어들 태세다. 비용이 1만달러 미만으로 비교적 저렴해 기업 홍보용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카드회사인 아멕스는 1달러당 1포인트씩 1백만포인트를 모은 고객에게 ‘무중력 체험’ 여행을 공짜로 제공한다. 항공사인 유에스에어웨이즈는 25만 마일리지를 적립한 고객에게 7천달러짜리 ‘무중력 체험’을 2천달러에 제공한다. 알링턴/박찬수 특파원

바로잡습니다

11월29일치 8면 ‘세계 첫 우주비행 전문여행사’ 기사 본문=지구에서 우주정거장까지의 거리가 480만㎞로 잘못 나갔습니다. 이 회사가 공식적으로 밝힌 거리는 246마일(약 39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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