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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4.26 15:55 수정 : 2018.04.26 18:02

‘골든 스테이트 킬러’로 불려온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연쇄 살인·성폭행범이 24일(현지시각) 경찰에 붙잡혔다. 25일 수사당국의 검거 기자회견장에 범인 조세프 제임스 드앤젤로의 사진이 걸려있다. AFP 연합뉴스

1970~80년대 57건 살인·성폭행범 ‘골든 스테이트 킬러’ 검거
전직 경찰관 조세프 제임스 드앤젤로, 새크라멘토에서 붙잡혀

‘골든 스테이트 킬러’로 불려온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연쇄 살인·성폭행범이 24일(현지시각) 경찰에 붙잡혔다. 25일 수사당국의 검거 기자회견장에 범인 조세프 제임스 드앤젤로의 사진이 걸려있다. AFP 연합뉴스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1976년부터 10년간 12건의 살인과 45건의 성폭행을 저지른 미국판 ‘살인의 추억’ 용의자가 42년 만에 붙잡혔다. 미국에서 ‘골든 스테이트 킬러’로 불려온 이 연쇄범행 용의자는 전직 경찰로 드러났는데, 일부 범행은 경찰관 시절과 시기가 겹쳐 충격을 더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경찰은 지난 24일(현지시각) 밤 새크라멘토 외곽에서 조세프 제임스 드앤젤로(72)를 체포해 구금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일단 2건의 살인 혐의로 그를 기소했으나, 나머지 범행들에 대해서도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그는 57건에 이르는 살인·성폭행 외에도 120건의 무단침입과 절도까지 합쳐 모두 177건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각종 범죄 현장에서 디엔에이(DNA)를 수집해온 경찰은 1980년 캘리포니아주 벤추라에서 벌어진 2건의 살인 사건에서 채취한 디엔에이가 드앤젤로의 것과 일치한다는 점을 지난주 확인했다. 새크라멘토의 앤 마리 슈버트 검사는 “우리는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았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드앤젤로는 1973년부터 캘리포니아의 엑시터, 오번 두 곳에서 경찰관으로 일하다가 1979년 상점에서 개 접근방지 스프레이와 망치를 훔치다 걸려서 해고됐다. 최근까지 자식들과 새크라멘토의 한 동네에서 살아왔다. 드앤젤로가 악명 높은 ‘골든 스테이트 킬러’로 최종 확인되려면 추가 수사와 재판이 필요하지만, 새크라멘토 검찰과 경찰은 이를 확신하고 있다. ‘골든 스테이트 킬러’는 ‘동부(East area) 성폭행범’, ‘오리지널 나이트 스토커’ 등으로도 불리며 엽기적인 범행 수법으로 1970~80년대 캘리포니아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했다. 미 언론의 보도를 보면, 이 범인은 캘리포니아주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집에 혼자 있는 여성을 주로 대상으로 삼아 마스크와 장갑 차림으로 밤에 창문으로 침입해서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여성을 성폭행한 뒤 간식을 먹고 다시 성폭행을 하거나, 밖으로 빠져나갔나 싶으면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고 한다. 커플이 함께 사는 집에도 들어가서 남자를 못 움직이게 묶어놓고 여성을 성폭행했으며, 피해자들의 몸에 접시들을 올려놓은 뒤 “딸그락 소리가 나면 죽이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사건의 수사가 분기점을 맞은 것은 2년 전이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새크라멘토 경찰은 첫 사건 발생 40년을 맞이한 2016년 6월에 5만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시민들에게 수사 협조를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당국은 연방수사국 요원과 경찰, 군인, 심령술사까지 포함된 태스크포스를 꾸려 ‘골든 스테이트 킬러’의 범행수법을 정밀분석하고 디엔에이 자료 등을 수집해왔다. 올해 2월에는 이 사건을 다룬 소설 <어두울 때 나는 없을 거야>가 출간되기도 했다.

‘골든 스테이트 킬러’로 추정되는 남자한테서 1976년 성폭행을 당한 제인 카슨-샌들러(72)는 “지난 수년간 꾸준히 연락하고 지내던 경찰이 이메일로 범인 검거 소식을 전해줬다. 너무 기뻐서 마구 울었다”고 했다. 범인을 찾아낼 것과 성폭행에 대한 꿈을 꾸지 않기를 늘 기도해왔다는 그는 “신이 결국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주셨다. 너무나도 축복받은 기분”이라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다른 피해자의 가족으로 수사팀에도 합류했던 브루스 해링턴은 “이제 피해자들의 치유를 시작할 때”라며 “오늘 밤은 편히 주무시라. 이제 그가 창문으로 넘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앤젤로의 이웃 주민들은 “뒷뜰에서 혼자서 욕하는 걸 보고 ‘이상한 사람이다’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가 범인인 줄 전혀 몰랐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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