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5.04 17:35
수정 : 2018.05.0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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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법무팀 일원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지난 2일 <폭스 뉴스>에 출연한 모습. <폭스 뉴스>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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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입막음 돈, 코언에게 갚아” 천기누설
트럼프 “대선 자금과 무관”하다면서도 지급 시인
코미 FBI 국장 해임 이유도 ‘폭로’
“대통령은 타겟 아니라고 말 안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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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법무팀 일원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지난 2일 <폭스 뉴스>에 출연한 모습. <폭스 뉴스>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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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호인단에 지난달 합류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의 ‘입’에 미국 정가가 출렁이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과 성추문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발언을 뒤집는 내용들을 거침없이 내뱉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줄리아니 전 시장은 지난 2일(현지시각) <폭스 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직 포르노 배우인 스테퍼니 클리퍼드(예명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달러(약 1억4000만원)를 자비로 지급한 변호사 마이클 코언에게 돈을 몇개월에 걸쳐서 갚았다고 말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뉴욕 타임스>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계좌에서 (코언 변호사에게) 매달 3만5000달러가 나가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클리퍼드는 2006년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고, 2016년 대선 직전 이를 함구하는 조건으로 코언 변호사한테 13만달러를 받았다고 폭로한 인물이다.
줄리아니 전 시장의 말은 ‘입막음용 돈’에 대해 몰랐다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쟁을 폭발시켰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위터를 통해 “코언은 매달 변호사 비용을 받았고, 그 돈은 대선 캠페인과는 전혀 상관없는 돈”이라고 밝혔다. ‘대선 자금’이 아니라 ‘개인 돈’으로 13만달러를 변제했으니 위법은 아니라고 강조한 것이지만, 클리퍼드와의 관계조차 시인하지 않더니 이제는 합의금을 줬다고 인정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줄리아니의 발언에 대통령 측근들이 분노했다”거나, “언론이 보도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공개한 것”이라는 등의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이를 공개하는 데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했다고 <워싱턴 포스트>에 말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또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것은 “수사의 타깃이 대통령이 아니라는 점을 코미가 말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것도 ‘코미의 해임 이유는 그가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사건 등에서 임무와 책임을 넘어섰다는 법무부 차관의 메모 때문’이라던 백악관의 기존 설명과 다르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코미 전 국장 해임 과정을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로 볼 수 있는지 따지는 가운데, 줄리아니 전 시장이 ‘단서’를 던져준 셈이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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