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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5.16 17:11 수정 : 2018.05.16 17:45

지난 13일 미국 방송에 출연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북한 핵 무기를 해체해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리집 갈무리

김계관 부상, 담화에서 ‘볼턴’ 3차례 언급
볼턴, 2003년엔 “김정일 폭군 같은 독재자” 비난
“북, 리비아 따라야” 14년 전 주장 되풀이

지난 13일 미국 방송에 출연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북한 핵 무기를 해체해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리집 갈무리
북한이 16일 “격분을 금할 수 없다”며 내놓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문에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이름이 세 차례 등장한다. 담화문의 대부분은 볼턴 보좌관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주장한 대북 메시지를 명확히 겨누고 있다. 조지 부시 행정부에 이어 도널 트럼프 행정부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슈퍼 매파’ 볼턴 보좌관이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에 변수로 떠오른 모습이다.

북한과 볼턴 보좌관의 악연은 2000년대 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군축·국제안보담당 차관과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지낼 때부터 대표적 강경파(네오콘)로 꼽혔다. 그는 차관 시절이던 2003년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을 “폭군 같은 독재자”라고 비난했고, 당시 북한은 “인간 쓰레기, 피에 주린 흡혈귀”라고 되쐈다. 김계관 부상이 담화에서 “우리는 이미 볼튼(볼턴)이 어떤 자인지를 명백히 밝힌 바 있으며, 지금도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고 밝힌 건 이런 전적을 가리킨다.

김 부상은 또 “지난 기간 조미(북-미) 대화가 진행될 때마다 볼튼과 같은 자들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지 않으면 안 되었던 과거사를 망각하고 사이비 우국지사들의 말을 따른다면…(생략)”이라고 경고했다. 이 또한 2000년대 초반 북핵 6자회담 시절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국무부 차관이던 2004년 리비아의 핵 관련 장비를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옮기는 일을 주도했는데, 당시 6자회담 멤버는 아니었지만 “북한은 리비아 모델을 따라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당시 6자회담 북쪽 수석대표가 김 부상이었다.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를 2002년 부시 행정부가 파기하는 과정 또한 볼턴 당시 차관이 주도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3월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되기 직전까지도 대북 선제 공격을 주장하는 등 매파 기질을 조금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임명 직후에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얘기했던 것들은 이제 다 지나간 일”이라고 했지만 지난 13일 “북한 핵무기를 테네시주로 가져가야 한다”며 리비아 모델을 또 입에 올렸다. 서로 뻔히 아는 14년 전 레코드를 또 돌려 북한의 반발을 부른 것이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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