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6.05 11:04
수정 : 2018.06.0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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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스타벅스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하워드 슐츠 회장.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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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에 마이런 얼먼 전 JC페니 최고경영자
슐츠 “자선활동부터 공적 업무까지 생각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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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스타벅스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하워드 슐츠 회장.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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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64) 회장이 오는 26일 사임한다. 미국 언론은 민주당 ‘잠룡’으로 분류돼온 그의 2020년 대선 출마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슐츠 회장은 4일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이사회와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명예회장직을 유지한다. 후임에는 백화점 체인인 제이시 페니의 최고경영자를 지낸 마이런 얼먼이 지명됐다.
슐츠 회장은 36년간 스타벅스에 몸담으면서 스타벅스의 성공 신화를 일궈왔다. 1982년 운영·마케팅 총괄로 스타벅스에서 일을 시작해, 1987년부터 2000년까지 최고경영자를 지내고 물러났다가 2008년 다시 복귀했다. 그가 스타벅스에 입사했을 때 매장 수는 11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77개국에 2만8000개 매장으로 늘었다. 그 사이 주가는 210배 뛰었다.
슐츠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미국 시애틀의 첫 점포인) 파이크 플레이스 매장에 처음 걸어 들어가 문턱을 넘어서서 커피와 공동체의 세상에 빠져든 게 마치 어제 같다”, “내 인생의 여정이 시작된 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퇴임 뒤에는 스타벅스가 사회에 미친 충격과 공적 기업의 역할·책임을 재정립하려 한 노력 등에 관한 책을 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슐츠 회장의 사임은 정계 진출 여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이미 민주당 대선 후보군으로 거론돼왔다. 직원들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주고, 시간제 직원들에게도 건강보험을 제공했으며, 동성 결혼이나 총기 규제 문제 등에서도 진보적 입장을 취해왔다. 지난 4월 필라델피아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흑인 손님의 화장실 사용 문제를 놓고 인종차별 사건이 벌어지자 자신이 직접 사과하고, 매장에서 음료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슐츠 회장은 이날 편지에서 “미래가 어떨지 알려면 한참 멀었다”면서도 “자선 활동부터 공적 업무까지 여러 선택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나의 다음 장에서 하고 싶은 것 중 하나는 내가 보답할 수 있는 역할이 있는지 찾는 것”이라고 했다. 또 “그게 무엇일지는 아직 정확하지 않다. 우리 국가에 도움이 되고 싶지만, 그걸 달성하기 위해 공직에 출마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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