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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6.12 20:24 수정 : 2018.06.12 23:45

북-미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 열어
“북한과 협상하는데 한-미 훈련 부적절”

“김 위원장, 북 가자마자 비핵화 시작할 것”
‘CVID 빠졌다’ 질문에 “더 명확할 수 없어”
“적절한 때 평양 갈 것…김 위원장 방미 초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에서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과정을 곧 시작할 것”이라며 그 과정이 진행되는 만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16분(현지시각) 회담장인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에서 1시간5분에 걸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회담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문답을 주고받았다.

기자회견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점이다. 그는 “워게임(군사훈련)은 비용이 많이 들고 도발적”이라며 “북한과 포괄적인 협상을 하고 있는데 워게임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을 위해) 괌에서 (한반도로) 날아가는 데 6시간 반 걸리고 정말 많은 비용이 든다”며 “(훈련을 중단하면) 첫째, 돈이 많이 절약되고 둘째, 그들(북한)이 감사하게 여긴다”고 했다. 북-미가 새로운 관계 구축과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본격 대화를 시작한 만큼, 북한과 우호적 분위기를 유지하고 국방예산 절감 등 경제적 이익도 챙기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북한은 이를 그동안 요구해온 ‘적대행위 중단’을 미국이 수용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에 관해서는 “지금은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래에 협상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며 장기 의제가 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주한미군을 감축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조처들을 언급하면서 ‘평화’와 ‘생명’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우리 모두는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전쟁은 끝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종전 선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이 약속 이행을 하지 않을 때 군사적 결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위협적으로 보이기 싫다. 서울에는 2만8000명의 국민(주한미군)이 있다. 2천만~3천만명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지난해엔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등의 표현을 써가며 북한에 군사적 위협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런 조처를 할 만큼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굳건하다는 점을 적극 강조했다. 두 정상이 서명한 공동성명에 미국이 강하게 요구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라고만 명시됐지만,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공동성명에 시브이아이디가 빠졌다’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더 이상 명확하게 말할 순 없다. 서로 안전보장에 대해 대화를 나눴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문안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이행할 것이라고 믿는다. 북한에 도착하자마자 많은 사람들을 기쁘고 안전하게 만들 프로세스(과정)를 시작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이 주도할 후속 협상이 다음주에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주요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파괴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점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기자회견 직전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뷰에서도 “김 위원장이 모든 곳을 비핵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비핵화 완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서두르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상당한 양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걸린다”며 “하지만 이 프로세스에서 어떤 지점을 넘어가면 되돌리기 어렵게 된다는 게 중요하다. 기계적으로, 물리적으로 최대한 빨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검증에 관해서는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전체적이고 완전하게 체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적절한 시기에 방문할 예정이고, 김 위원장도 적절한 시기에 미국으로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과 국교 수립을 뜻하는 미국대사관을 설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그 얘기를 하기엔 이른 것 같다”고 했다.

싱가포르/황준범 노지원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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