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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6.13 17:33 수정 : 2018.06.13 18:5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첫 북-미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민주당·전문가·주류 언론 등
비핵화 구체내용·시간표 없다고 비판
척 슈머 “순전히 리얼리티 쇼 정상회담”
낸시 펠로시 “모호한 약속만 받고 양보해”
공화당에서도 “실체성 있는 것 확정 어려워”
백악관, 지지자들 공개하며 반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첫 북-미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국내 정치적 동력을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미국 정치권과 주류 언론이 “북한 비핵화의 구체적 내용과 시간표는 공동성명에 빠진 채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 양보만 했다”고 거세게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인 민주당은 지도부가 나서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깎아내렸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12일(현지시각) “두 정상은 (회담에서) 비핵화의 정의조차 정립하지 못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잔혹하고 억압적인 독재자에게 국제적 정당성을 승인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회담은 순전히 리얼리티 쇼 정상회담”이라고 비난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성명을 내어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와 비확산으로 가는 명확하고 포괄적인 길과는 거리가 먼 모호한 약속만 받고 김정은에게 양보를 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성명을 내어 “트럼프 행정부가 아무것도 얻는 것 없이 북한 정권에 승리를 안겼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여당인 공화당도 ‘칭찬 일색’은 아니다. 공화당 의원 대다수는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축하하며 지지를 보냈지만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회담 결과에 대해 “실체성 있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확정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가 이날 기자들에게 “만약 (후속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중대한 합의에 도달한다면, 협정의 형태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의회 승인’을 강조한 것도 앞으로 더 구체적인 성과를 담으라는 압박으로 볼 수 있다.

한반도 전문가들의 시선도 엇갈린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워싱턴 포스트>에 “뭔가 일어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면서도 “김정은의 진정성을 시험할 어떤 방법도 문서에 담지 못한 점이 나로서는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대사도 ‘애틀랜틱 카운슬 컨퍼런스콜’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매우 실망스럽고 후퇴했다”고 비판했다. 대북 강경론자로 알려진 빅터 차 조지타운대 석좌교수는 <뉴욕 타임스> 기고에서 “시작이 반이다. 많은 결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전쟁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한 외교과정의 시작”이라고 의외의 후한 평가를 해 눈길을 끌었다.

주요 언론 매체들 또한 “싱가포르 회담은 김정은과 북한 정권의 승리였다”(<워싱턴 포스트> 사설), “정상회담이 친밀감을 넘어선 어떤 것을 이뤄냈는지 분명하지 않다”(<월스트리트 저널> 사설)고 보도하는 등 비판적 논조로 이번 회담 결과를 전하고 있다.

이런 기류에 맞서듯 백악관은 누리집에 공화당 의원, 공화당 출신 주지사, 외국 정상(문재인 대통령 포함), 보수 성향의 평론가 등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지지하는 이들의 이름과 발언 내용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 비행기 안에서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폭풍 트윗’을 한 것도 이런 부정적인 국내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싱가포르/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화보] ‘세기의 담판’ 6·12 북-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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