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6.18 16:25
수정 : 2018.06.1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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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5월7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사이버 폭력 등 아동 문제 해결을 위한 ‘비 베스트’ 캠페인을 발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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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밀입국자 ‘부모-자녀 격리’ 정책 비판
“법 지켜야 하지만 가슴으로 통치할 필요도 있다”
공보 책임자 통해 인도적 접근 필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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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5월7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사이버 폭력 등 아동 문제 해결을 위한 ‘비 베스트’ 캠페인을 발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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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 트럼프가 남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밀입국자 부모-자녀 격리’ 정책을 비판했다. 정치 현안에 관해 발언을 삼가온 멜라니아가 첨예한 이슈에 대해, 그것도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되는 입장을 밝힌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멜라니아의 공보 책임자인 스테파니 그리셤은 미국 ‘아버지의 날’인 17일 <시엔엔>(CNN)에 “멜라니아는 어린이들이 가족과 격리되는 것을 보는 걸 싫어하고, 공화·민주 양당이 궁극적으로 성공적인 이민 개혁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셤은 특히 “멜라니아는 우리 나라가 모든 법을 따라야 한다고 믿지만, 동시에 가슴으로 다스리는 나라일 필요도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내린 지침에 따라 남서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오는 모든 밀입국자를 기소하고 그 아이들은 부모와 떼어놓는 ‘무관용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4월19일부터 5월31일까지 6주 동안 멕시코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오다 붙잡힌 성인들과 격리된 어린이 1995명이 옛 월마트 창고 등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멜라니아의 입장 표명은 이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언론·정치권에서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나도 부모-자녀 격리를 보는 걸 싫어한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결정적 차이는 멜라니아가 “가슴으로 다스릴 필요도 있다”고 한 대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신들은 부모가 아니냐”는 비판에 줄곧 “법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밝혀왔다. 그 자신이 슬로베니아 출신 이민자인 멜라니아는 밀입국자 대처에 인도주의적 자세도 필요하다고 일침을 놓은 것이다.
멜라니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를 이루며 주목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 백악관에서 소셜미디어 중독과 사이버 폭력 등 아동 문제 해결을 위한 ‘비 베스트’ 캠페인을 발표했다. 당시 미국 언론은 트위터로 막말을 일삼는 트럼프 대통령을 환기시키며 “트럼프 앞에서 이런 훈계를 하고도 무사한 사람은 멜라니아뿐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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