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6.21 16:57
수정 : 2018.06.2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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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부터 미국 워싱턴 권역에서 방송될 ‘관세 반대’ 광고의 한 장면. 공화당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찰스(83)·데이비드(78) 코크 형제가 후원하는 ‘자유의 동반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정책에 반대해 내보내는 광고다.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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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관세는 답이 아니다” TV·라디오 광고
재산합계 1위 코크 형제, 공화당 지지하나 관세 반대
코크 후원받는 보수단체들, 관세 견제법 호소 편지도
블룸버그는 “민주당에 8000만달러 후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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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부터 미국 워싱턴 권역에서 방송될 ‘관세 반대’ 광고의 한 장면. 공화당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찰스(83)·데이비드(78) 코크 형제가 후원하는 ‘자유의 동반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정책에 반대해 내보내는 광고다.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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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은 우리의 번영에 필수적이다. 계속 성장하려면 무역을 계속해야 한다. 관세는 답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반대하는 텔레비전·라디오 광고가 25일부터 방송을 탄다. 수십만달러짜리 이 광고 캠페인을 후원하는 이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공화당의 오랜 자금줄인 석유 재벌 찰스(83)·데이비드(78) 코크 형제다. 보수 진영의 큰손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반대에 앞장선 것이다.
코크 형제가 후원하는 단체인 ‘자유의 동반자’는 관세 부과에 반대하는 텔레비전 광고를 다음주부터 워싱턴 지역에서 방영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라디오 광고는 미국 전역에 방송될 예정이다. 광고에는 “미국은 모처럼 빠르게 성장하고 임금도 오르고 일자리도 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게 위험해질 수 있다. 왜냐면 관세가 미국 내에서의 가격을 올릴 것이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자유를 수호하고 관세에 반대하라고 워싱턴에 말하라”고 요구하는 내용도 있다.
이 광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캐나다·멕시코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도 관세 보복을 언급하며 ‘무역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시작되는 것이다. 코크 형제가 수년간 수백만달러를 들여 진행하는 자유무역 촉구 노력의 하나이기도 하다. ‘자유의 동반자’의 제임스 데이비스 부회장은 “관세는 미국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세금이며, 생활비와 기업의 비용을 올린다”며 “이번 광고는 반관세 캠페인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자유의 동반자’와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 ‘리브레 이니셔티브’ 등 보수 단체들은 관세 부과에 대한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도록 한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서한을 의회에 보냈다. 이 단체들은 모두 코크 형제의 후원을 받는다.
1980년대부터 공화당을 후원해온 코크 형제는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원들에게 거액을 지원하는 등 공화당의 버팀목 구실을 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선 때부터 “기괴한 인물”이라며 거리를 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반대해왔다. 석유·천연가스·비료 업체 ‘코크 인더스트리즈’의 소유주인 이 둘은 <포브스>가 3월에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각각 600억달러로 공동 8위에 올랐다. 둘을 합치면 1200억달러(약 133조원)로, 1위인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조스(1120억달러)보다 많다.
한편 전 뉴욕 시장이자 <블룸버그> 최고경영자인 마이클 블룸버그는 이날 “공화당 의원들은 지난 2년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며 11월 중간선거를 위해 민주당에 80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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