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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6.26 16:01 수정 : 2018.06.26 22:14

“다운증후군을 포함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결혼하거나 취업할 경우 건강보험 보장이 줄어드는 옛 악법을 없애자는 ‘End Law Syndrome’ 캠페인이 잘 되길 빈다”

반려견 닮은 외모 ’인스타그램 스타’된 토퍼 브로피 이메일 인터뷰
“나의 능력은 나의 장애보다 강해” “트랜스젠더 권리는 인간의 권리”
특별한 문구 쓴 티셔츠 입고 20만 팔로워들에 사회 단체 지지 호소
“다른 이들도 동물이 주는 연대감과 인권의 가치 알기를”

“다운증후군을 포함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결혼하거나 취업할 경우 건강보험 보장이 줄어드는 옛 악법을 없애자는 ‘End Law Syndrome’ 캠페인이 잘 되길 빈다”
반려견 로젠버그(왼쪽)와 반려인 토퍼 브로피(오른쪽)/인스타그램 @topherbrophy 갈무리
인스타그램 @topherbrophy
사진 속 주인공은 토퍼 브로피와 그의 반려견 로젠버그다. 눈동자와 머리색이 같은 이들은 같은 옷을 맞춰 입은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이들의 귀여운 사진을 보기 위해 토퍼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구독하는 팔로워 수는 20만명이 넘는다. 그런데 브로피와 로젠버그가 단순히 닮은 꼴 외모만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건 아니다.

인스타그램 @topherbrophy
인스타그램 @topherbrophy
미국 뉴욕에 사는 브로피가 로젠버그를 입양한 건 2016년. 일부러 닮은 개를 입양한 건 아니었다. 작은 강아지였던 로젠버그가 성장하면서 브로피는 어느 순간부터인가 산책 중 “당신 개랑 정말 닮았어요”라는 말을 듣는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

브로피는 로젠버그를 “아들이자 베스트 프렌드이며 소울메이트”라고 소개한다. 불안장애를 겪고 마음을 따라 몸까지 약해지며 꽤 오랫동안 우울한 시기를 보냈던 그는 로젠버그를 입양한 뒤 큰 변화를 겪었다. 로젠버그의 조건 없는 사랑을 경험하며 자신감을 회복했고, 그 역시 개를 돌보면서 다시 스스로를 챙기게 됐다. 그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시작한 것은 동물과 연대감을 쌓는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남들에게도 알리고 싶어서였다. 전문 사진작가인 아내 챈털이 스타일링과 사진을 맡았다. 독특한 콘셉트로 화제가 된 이들에게 2년 사이 20만 팔로워가 생겼고, 광고 모델이 됐으며, 여기에 더해 인터넷에서의 유명세를 활용해 좋은 일을 할 방법을 찾아냈다.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가장 취약한 건 아이들”이라는 설명과 함께 공개한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지지 사진
“나 역시 다른 많은 분들처럼 가까운 사람이 알츠하이머로 고통을 겪는 것을 지켜봤다”며 올린 알츠하이머협회 거리 걷기 행사 홍보 사진
이들이 함께 찍은 사진에는 각종 문구를 쓴 티셔츠들이 눈에 띈다. “나의 능력은 나의 장애보다 강하다 (My ability is stronger than my disability)”, “알츠하이머를 극복하기 위한 걷기”, “트랜스젠더의 권리는 인간의 권리다”, “프라이드(성소수자들의 자긍심)” 등의 문구다. 이들의 공식 누리집에는 지지하는 단체들에 온라인으로 기부할 수 있는 링크들을 모아놓기도 했다. “이런 활동을 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는 브로피가 <한겨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인스타그램 @topherbrophy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인권 단체들의 기금 모금을 하게 된 계기는?

“언제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싶었지만, 이렇게 인스타그램을 하기 전에는 직접 행동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이렇게 단체들을 도울 수 있게 된 건 나에겐 꿈을 이룬 것과 같다. 성적 지향, 젠더, 인종, 국적, 종교, 재산, 정치적 성향과 관계 없이 누구에게나 인권은 동등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도울 것이다.”

인권캠페인재단(HRC)와 함께 한 트랜스젠더 권리 지지 사진
“전쟁 혹은 박해를 피해 자기의 나라를 떠나야만 했던 난민들에 대해 알아달라” 유엔난민기구 홍보대사인 배우 앨런 커밍과 함께 한 난민 지원 모금 홍보 영상 갈무리.

-그동안 어떤 단체들의 홍보를 도왔나?

“유엔난민기구,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성소수자 평등을 위한 인권캠페인재단(HRC), 미국트랜스젠더평등센터, 미국다운증후군협회(NDSS), 미국백색증환자기구(NOAH), 난치병 환자를 돕는 데어투비레어(Dare To Be Rare), 참전군인을 위한 반려동물(Pets for Patriots), 알츠하이머협회, 미국절단장애인협회(National Amputation Foundation), 동물법적권리방어기금(ALDF), 취약층 청소년이 충분한 영양을 공급 받도록 돕는 런치박스기금 등이다.”

-먼저 이들 단체들에 제안을 한 건가?

“대개 우리가 먼저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광고비를 받지 않지만 광고 의뢰를 받았을 때처럼 열심히 사진이나 영상을 제작한다.”

[%%IMAGE11%%] 브로피는 단체들과의 협업 외에도 다양한 문구를 티셔츠에 써넣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한다. 그 중에는 “Be Kind”, 즉 “친절하라”는 문구를 적은 티셔츠도 있다. 그는 “타인에게 친절하게 대한다는 건 곧 타인에게 공감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IMAGE12%%] [%%IMAGE13%%]

-’친절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사람은 각각 다른 무늬를 가진 눈송이와 같다. 각자가 나름의 어려움을 겪는다. 타인의 어려움을 이해하려고 노력함으로써 우리는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다. 나는 타인에게 친절하게 대하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늘었고, 나 스스로의 가치를 더 인지하게 됐으며, 그 결과로 더 행복해졌다. ‘친절함’이란 인류가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IMAGE14%%] [%%IMAGE15%%] 그는 다음 순서로 뇌암을 앓고 있거나 앓았던 어린이들을 돕는 재단을 위한 홍보 사진을 준비하고 있다. 언젠가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도 했다.

혹시 머리색을 바꾸고 싶었던 적은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둘은 앞으로도 자연 그대로의 외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브로피와 그의 소울메이트, 로젠버그의 사진들은 인스타그램 @topherbrophy, @rosenbergthedog에서 더 볼 수 있다.

[%%IMAGE16%%] [%%IMAGE17%%]

박수진 기자 sujean.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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