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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7.03 13:10 수정 : 2018.07.03 23:36

7월3일 ‘세계 비닐봉지 안 쓰는 날’ 보는 화제의 사진
하늘 뒤덮은 비닐봉지, 비닐 토하고 죽은 고래…
인류 스스로의 생존 위해 비닐봉지 덜 쓰고 덜 버려야

저렴하고 편리한 플라스틱 발명품들 가운데 일회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비닐봉지다. 최근 몇 년 동안, 환경과 인류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비닐봉지를 ‘덜 쓰고 덜 버려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더 힘을 얻어가고 있다. 7월3일 ‘세계 비닐봉지 안 쓰는 날(Plastic Bag Free Day)’을 맞아, 단 한 컷으로 사람들에게 일회용 비닐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며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이미지들을 모았다.

비닐봉지, 새떼처럼 하늘을 덮다

페이스북 @alain.delorme 갈무리
위 사진은 멀리서 보면 노을 진 하늘을 배경으로 날아가는 새떼를 찍은 아름다운 풍경 사진이다. 하지만 확대해보면 사진 속 검은 물체들은 새가 아닌 비닐봉지다.

인스타그램 @alaindelorme 갈무리
디지털 합성으로 비닐봉지들이 하늘을 덮은 모습을 표현한 이 사진은 프랑스의 사진작가 알렝 들로메가 지난 2014년 발표한 사진 연작 ‘머머레이션(Murmuration, 중얼거림 혹은 찌르레기떼라는 뜻)’의 일부다. 들로메는 “비닐봉지는 몇 초 만에 만들어지고 몇십 분 사용되지만 지구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데는 수백년이 걸린다”며 “비닐봉지는 소비사회와 오염된 지구의 상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름다우면서도 마치 어딘가를 침공하는 듯한 새떼의 모습으로 ‘세계의 플라스틱화’를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알렝 들로메의 누리집(www.alaindelorme.com)에서 사진들 전체를 확대해 볼 수 있다.

”지구냐, 플라스틱이냐”

〈내셔널 지오그래픽〉 2018년 6월호 표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지난 6월호 표지에서 비닐봉지를 빙산으로 표현했다. 매해 바다에 축적되는 플라스틱의 양은 8백만톤 이상이며,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잡지는 “지구냐 플라스틱이냐(Planet or Plastic?)”라는 제목의 표지 기사에서, 비닐봉지 하나가 175만개의 미세입자로 쪼개질 수 있다는 영국 플리머스 대학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 미세플라스틱 조각들은 바다에서 다른 미생물들과 합쳐져 작은 해양 생물들의 먹이가 되고, 계속해서 생태계 먹이사슬을 타고 올라가게 된다.

비닐을 토하고 죽은 고래들

그린피스 필리핀 제공
환경단체 그린피스 필리핀은 세계 고래의 날이었던 지난 2월 18일, 마닐라만에 길이 15미터의 거대한 고래 조형물을 전시했다. 비닐봉투, 페트병, 일회용 식기 등을 입속에서 토해내는 모습을 한 이 조형물은 바다를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키고 죽음에 이르는 바다 동물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실제로 지난 6월 태국 남부에서 죽은 들쇠고래의 위장에서는 총 8kg 무게의 비닐봉투 80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태국 해양자원부 당국은 고래 사체에서 꺼낸 비닐봉투 80개를 늘어놓은 영상을 공개했고,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관련기사: 비닐봉지 80장 8kg 먹은 들쇠고래…결국 숨지다)

오늘 내 소비에 ‘맞아 죽는’ 동물들이 있다

서프라이더 파운데이션 유럽 surfrider.eu 제공
서프라이더 파운데이션 유럽 surfrider.eu 제공
서프라이더 파운데이션 유럽 surfrider.eu 제공
환경단체 서프라이더 파운데이션 유럽은 지난 2015년, “당신이 사면, 바다가 그 대가를 치른다(You buy, the sea pays)”는 슬로건으로 캠페인을 했다. 캠페인 포스터에는 비닐봉지나 일회용 제품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바코드 스캐너에 맞아 죽는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지금의 플라스틱 소비가 미래의 동물들의 죽음에 기여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오염된 물로 아이스바를 만든다면

페이스북 @100%純?水製?所 갈무리
페이스북 @100%純?水製?所 갈무리
물을 오염시킨 쓰레기들이 미세플라스틱이나 공해의 형태로 결국 사람의 몸으로 돌아오는 길고, 눈에 보이지 않는 과정을 손에 잡히는 물건으로 만든 작품이 있다. 멀리서 보기에는 예쁘고 먹음직스럽게 생겼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아이스바에 든 건 사탕 봉지나 부러진 칫솔 같은 쓰레기들이다. 식용색소를 사용한 것 같은 아이스바의 색깔 역시 자세히 보면 흔히 보는 오염된 물 색깔이다.

수질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오염된 물로 만든 아이스바’ 프로젝트는 타이페이 국립대학교 예술 전공 훙이첸, 궈이후이, 쳉유티가 지난해 발표한 것이다. 타이완 전국을 돌며 오염된 물 샘플을 수집했고, 여기서 쓰레기를 꺼내 폴리에스테르 수지 속에 넣어 굳히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PollutedWaterPopsicle)에서 ‘아이스바’ 사진들을 더 볼 수 있다.

박수진 기자 sujean.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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