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05 15:44
수정 : 2018.07.0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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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 백악관 잔디밭에서 열린 행사에서 군인 가족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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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들과 회의에서 군사 옵션 거론
맥매스터 등 깜짝 놀라 “안 된다” 설득
트럼프, 남미 정상들 만나서도 의견 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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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 백악관 잔디밭에서 열린 행사에서 군인 가족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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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참모들에게 베네수엘라 침공 방안을 압박해 참모들이 겨우 말렸다고 <에이피>(AP) 통신이 4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10일 백악관에서 베네수엘라 제재에 관한 회의가 끝날 무렵 참모들에게 “베네수엘라가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데 미국은 왜 그 골칫거리 나라를 침공할 수 없나”라고 물었다고 한다. 당시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은 시민들의 퇴진 요구를 묵살하고 7월말 제헌의회를 구성해 기존 의회를 무력화시켰다. 이에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을 “독재자”로 부르며 추가 경제 제재를 발표한 터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당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은 경악했다. 약 5분간의 대화에서 맥매스터 보좌관과 참석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 행동이 역효과를 낳고, 마두로 독재정권 처벌에 대한 남미 국가들의 지지를 잃게 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파나마 침공(1989년 12월)이나 그레나다 침공(1983년 10월)처럼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적 포함외교 사례를 언급하며 반박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인 8월11일에도 기자들에게 “우리는 베네수엘라에 대해 많은 옵션을 갖고 있다.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9월 유엔 총회 때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 등 남미 4개국 정상들과 만찬을 하면서 베네스엘라 침공 문제를 언급했다. 당시 참모들은 이 문제를 꺼내지 말 것을 각별히 권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남미 정상들에게 “내 참모들은 이거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라면서 일일이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결국 맥매스터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 곁으로 다가와 군사 행동의 위험성을 거듭 설명했다.
이 사례를 두고 <에이피> 통신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이 때때로 얼마나 무모하게 보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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