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07 10:27
수정 : 2018.07.0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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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북한과 이틀 째 고위급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뒤에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 등의 모습이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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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유해 송환 문제도 논의
김정은과 면담 성사 여부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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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북한과 이틀 째 고위급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뒤에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 등의 모습이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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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가 북한 비핵화 검증 등 ‘핵심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실행 그룹’(워킹 그룹)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3차 방북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수행하고 있는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7일 평양에서 동행 취재 중인 기자단에게 “북-미 당국자들이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에 대한 검증을 포함하는 ‘핵심 사안’을 다루기 위한 실행 그룹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나워트 대변인은 또 폼페이오 장관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 사항인 한국전쟁 때 숨진 미군 사망자의 유해 송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책을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가 예상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것과 같다. 그것은 북한의 비핵화”라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북-미 양국이 비핵화 과정을 논의해 갈 실무 협의체 구성에 합의하며 그동안 정체됐던 협상 국면에 의미 있는 ‘돌파구’를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이틀째 회담에 나섰다. 이날 회담의 모두 발언에서 김영철 위원장은 “우리는 어제 매우 중요한 문제에 대해 매우 심각한 대화를 나눴다. 그래서 어제 잘 자지 못했을까 생각했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폼페이오 장관은 “괜찮다(잠을 잘 잤다)”고 답한 뒤 “완전한 비핵화의 이르는 길은 북한의 밝은 미래와 두 지도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성공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영철 부위원장이 “그것은 물론 중요하다. 우리가 분명히 확인해야 할 일들이 있다”고 말했고, 폼페이오 장관도 “나에게도 분명히 해야 할 일들이 있다”고 화답했다. 둘 사이에 오간 ‘긴장감 넘치는’ 대화 내용으로 봐, 북-미 간에 비핵화를 둘러싸고 상당히 심도 깊은 대화가 오가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나워트 대변인은 이날 오후 1시께 트위터를 통해 이틀째 회담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대표단의 모습을 담은 사진 두장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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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장관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7일 평양 방문 이틀째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회담 참석자는 첫째 날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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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폼페이오 장관 일정의 핵심 관심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면담이 이뤄질지 여부다. 김 위원장과 만남이 이뤄지면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북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북-미 양쪽 모두가 만족할만한 진전을 이뤄냈다고 추정할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두차례 평양 방문 때는 모두 김 위원장과 면담에 성공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처음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 6일 평양에 도착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후 지난 두차례 방북 때 협상 파트너였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2시간45분 동안 회담했다.
회담을 마친 뒤 폼페이오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첫날 회담을 방금 마무리했다. 우리 팀의 활약이 자랑스럽다”고 썼다. 또다른 트윗에서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으로부터 3주가 지났다. 우리 팀은 끊임없이 대화가 전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회담장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을 보면 미국 쪽에서는 판문점 실무회담을 이끈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알렉스 웡 동아태 부차관보,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 센터장,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 통역 등의 모습이 확인된다. 북쪽에서는 김영철 부위원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 등 6명이 참석했다.
회담 이후 폼페이오 장관은 숙소로 이동해 북한에서 처음 하룻밤을 보냈다. 숙소로 제공된 백화원 초대소는 북한의 대표적인 국빈 숙소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2000년 10월 북한을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이 묵은 곳이다.
한편,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도 7일 오전 “폼페오 국무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미합중국대표단이 6일 평양에 도착했다. 대표단은 조-미 수뇌상봉과 회담에서 채택·발표된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첫 조-미 고위급회담에 참가하게 된다”고 전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화보] 북-미 숨가쁜 외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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