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09 15:51
수정 : 2018.07.09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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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영국 윌트셔주 에임스베리엣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노출돼 쓰러진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8일 숨진 던 스터지스(44).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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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쓰러져 병원 치료 중 사망
당국, 살인 사건으로 전환해 수사 총력
메이 총리 “깜짝 놀라고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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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영국 윌트셔주 에임스베리엣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노출돼 쓰러진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8일 숨진 던 스터지스(44).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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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영국에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노출돼 치료를 받아오던 여성이 숨졌다.
<비비시>(BBC) 등 영국 언론은 지난달 30일 윌트셔주 에임스베리에서 쓰러진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온 던 스터지스(44)가 8일 숨졌다고 보도했다. 스터지스가 쓰러지고 몇 시간 뒤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진 연인 찰리 롤리(45) 또한 위중한 상태라고 영국 경찰은 밝혔다.
스터지스 커플 사건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들이 지난 3월 러시아 육군 대령 출신으로 영국 해외정보국(MI6)의 스파이 노릇을 했던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 율리아(33)에 대한 암살 시도에 사용된 것과 같은 독극물인 노비촉에 중독됐기 때문이다. 노비촉은 냉전시대 소련이 개발한 강력한 신경작용제다. 영국 정부는 스크리팔 부녀에 대한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며 비난했으나, 러시아는 부인했다. 스터지스 커플이 의식을 잃고 발견된 곳은 스크리팔 부녀가 공격당한 솔즈베리에서 13㎞ 떨어진 곳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스터지스의 죽음에 깜짝 놀라고 충격을 받았다. 그녀의 가족에 위로를 보낸다”며 “경찰과 보안 당국이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스터지스의 사망에 따라 당국은 이 사건을 살인 사건으로 전환해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 대테러본부가 주도해 윌트셔주 경찰과 함께 100여명의 수사관을 투입해 조사중이다. 닐 바수 대테러대책 본부장은 “이 끔찍한 소식은 잔인무도하고 야만적인 행동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이번 일의 배후를 밝혀내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강하게 할 뿐”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다만 스터지스 사건을 러시아와 연결 짓는 데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은 “3월 사건은 러시아 정부의 야만적이고 비인간적 행동이었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 사건은 더 알아봐야 하고 경찰이 더 조사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스터지스 커플이 노비촉에 노출된 구체 경로를 파악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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