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10 15:19
수정 : 2018.07.12 07:55
미국서만 하루 5억개…오염과 해양동물 죽음 주범
스타벅스, 2020년까지 세계 모든 매장에서 없애기로
맥도날드·하얏트도 플라스틱 빨대 사용 줄이기로
영국·대만·뱅쿠버도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 나서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빨대는 사용 후 곧장 쓰레기통으로 향한다. 자그마한 게 환경에 얼마나 해를 끼칠까 싶지겠만 ‘티끌 모아 태산’이 무색할 만큼 충격적인 진실이 있다. 미국에선 하루 5억개의 플라스틱 빨대가 소비되는데, 이를 모두 연결하면 지구를 두 바퀴 반이나 감쌀 수 있다.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빨대 퇴출 운동이 벌어지는 이유다.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전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기로 했다고 9일(현지시각) 밝혔다.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과 캐나다 밴쿠버에서 올 가을부터 시행에 들어갈 이 조처가 전면화되면 연간 10억개 이상의 플라스틱 빨대가 사라진다. 빨대를 없애는 대신 음료 뚜껑을 지금같은 평평한 모양에서 입술을 대고 마실 수 있도록 한쪽 귀퉁이가 솟아오른 형태로 바꿀 계획이다. 프라푸치노의 경우 돔 모양 뚜껑은 유지하되 종이나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시엔엔>(CNN)이 전했다.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스타벅스의 노력에 중대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코리아도 미국 본사 움직임에 동참해 국내 업계 최초로 종이 빨대를 도입한다. 올해 안에 시범 운영을 한 뒤 전국 1180개 매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스타벅스 한국 매장들이 1년간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길이 21㎝)는 약 1억8천만개”라며 “종이 빨대로 대체하면 126t의 플라스틱 절감 효과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비닐 포장재도 친환경 소재로 바꾸고, 가져온 컵을 쓰는 고객에게는 ‘에코 보너스 스타’라는 마일리지를 주기로 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분해되는 데 수백년이 걸리고, 그 뒤에도 미세한 파편으로 남아 생태계를 오염시킨다. 세계적으로 연간 1300만t가량이 바다에 버려져 해양동물의 생존을 위협한다. 연간 100만마리의 바닷새와 10만마리의 해양동물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죽는다. 지난달에는 타이 해안에서 표류하다 발견된 돌고래의 뱃속에선 비닐봉지가 무려 80개가 나왔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국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이 속속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퇴출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시는 2019년 하반기부터 플라스틱 빨대와 스티로폼 컵 사용을 금지했다. 영국도 내년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만은 2030년 이후 플라스틱 빨대와 쇼핑백 등의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호텔 체인 하얏트는 9월1일부터 1회용 플라스틱 빨대는 손님이 요구할 때만 제공하겠다고 9일 발표했다. 앞서 맥도널드도 9월부터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황준범 이정국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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