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02 13:38
수정 : 2018.08.0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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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이송해온 한국전쟁 미군 전사자 유해 55구가 1일 오후 미국 하와이 진주만-히캄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왼쪽)과 필립 데이비슨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유해에 예를 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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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하와이 진주만-히캄 기지에 유해 도착
마이크 펜스 부통령 “영웅들은 잊히지 않았다…
모든 전사자 돌아올 때까지 우리 임무 안 끝나”
유해, 유전자 감식·치아식별 등 작업 거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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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이송해온 한국전쟁 미군 전사자 유해 55구가 1일 오후 미국 하와이 진주만-히캄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왼쪽)과 필립 데이비슨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유해에 예를 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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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북한에서 숨진 미군 전사자 유해 55구가 1일(현지시각) 미국 하와이에 도착했다. 1953년 7월27일 한국전쟁 정전 뒤 65년 만의 귀향에, 미국 정부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하는 봉환식을 열어 정상급의 극진한 예우로 맞이했다.
북한에서 한국 오산 미군기지로 넘어와 미군 C-17 글로버마스터 수송기 2대를 타고 태평양을 비행한 유해 55구는 이날 오후 1시께 하와이의 진주만-히캄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미국 정부를 대표해 봉환식에 참석한 펜스 부통령은 약 16분간의 연설에서 한국전쟁의 역사를 되새기며 유해 송환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누구는 한국전쟁을 ‘잊혀진 전쟁’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오늘 이 영웅들은 잊혀지지 않았음을 입증한다. 오늘, 우리의 아들들이 집으로 온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어떤 행사보다도 영광스럽다”고 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아들인 펜스 부통령은 “내 아버지 에드 펜스 중위는 한국전쟁에서 싸우고 가슴에 훈장을 달고 돌아왔다. 아버지는 30년간 ‘진정한 영웅은 집에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라고 말해왔다”고 소개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을 강조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비록 지금까지 수백구의 미군 유해가 돌아왔지만, 10년 이상 동안 북한의 핵위협과 긴장고조의 결과로 유해 발굴 노력은 중단돼왔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얻어냈을 뿐 아니라 북한에 있는 모든 미군 전사자를 송환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이루려는 노력에 실질적인 진전을 보고 있지만, 오늘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며 “전사한 모든 영웅들이 확인되고 집으로 갈 때까지 우리의 임무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 5300여구로 추정되는 북한 내 미군 유해를 앞으로 계속 송환해오겠다는 것이다.
펜스 부통령의 연설에 이어 해병대·해군·육군·공군 등 각 군을 대표하는 병사들은 수송기로 올라가서 성조기로 감싼 금속관 하나하나를 4인 1조로 내려 옮겼다. 이들이 절도와 예우를 갖춘 자세로 유해를 모두 내리는 30여분 동안 펜스 부통령과 군 지휘관들은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대고 있었다. 봉환식은 전사자들의 영면을 기원하는 기도와 경례를 끝으로 1시간여 만에 끝났다.
이들 유해는 하와이에 있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산하의 연구소로 옮겨져, 유전자 감식과 치아식별 등의 작업을 거치게 된다. 신원 확인까지는 길게는 몇년이 걸릴 수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해 송환을 두고 “약속을 지킨 김정은 위원장에게 고맙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미국은 유해 송환을 대북 제재 완화나 한반도 종전선언과 연결짓는 데에는 거리를 둔 채 비핵화 압박을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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