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02 16:04
수정 : 2018.08.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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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트위터를 통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특검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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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손 뗀 세션스 법무장관에
“마녀사냥 당장 중단시켜야” 트위터에 글 올려
사법방해 논란 일자 백악관, “지시 아니라 의견”
트럼프, 참모들 만류에도 뮬러 특검 대면조사 받으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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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트위터를 통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특검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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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특별검사의 수사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는 ‘사법방해’ 논란을 스스로 키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위터에 여러 건의 글을 올려, 2016년 대선 때 자신의 캠프와 러시아가 공모했다는 의혹을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조작된 마녀사냥이 더 이상 우리 나라를 더럽히기 전에 당장 이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트 대통령을 당선시키려고 러시아 정부 쪽이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변호인단이 해오던 주장을 자신이 직접 한 것이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세션스 장관이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표적 삼아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올린 비난 트위트가 사법방해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트위트를 두고 <워싱턴 포스트>는 “뮬러 특검에게 (사법방해의) 잠재적 증거를 더 제공했다”고 짚었다. 논란이 커지자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세션스 장관에게 지시한 게 아니라 대통령 본인의 의견을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세션스 장관이 수사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그가 수사 초기인 지난해 7월부터 특검에 대한 지휘권을 포기한 상황이라 더 의아스럽다. 세션스 장관은 자신이 대선 기간에 주미 러시아대사를 만난 사실도 의혹의 대상이라며 스스로 ‘회피’ 결정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보호해주지 못할 인물인 줄 알았다면 세션스를 법무장관에 기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 논란까지 자초하며 거칠게 발언하는 것은 수사에 대한 조급증이 그만큼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대선 캠프를 이끈 폴 매너포트에 대한 재판이 최근 개시됐다. 이 재판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위기로까지 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매너포트는 로널드 레이건과 밥 돌 등을 위해 일했고, 나와 일한 것은 아주 짧은 시간”이라고 반박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의 만류에도 뮬러 특검이 요구한 대면조사를 받겠다고 주장한다고 보도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의 신문 전술에 말리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조언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무혐의 주장을 하는 것을 원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공모는 없었다”고 주장하다가 최근엔 “공모는 범죄가 아니다”라고 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사에서 공모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워싱턴/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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