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12 18:06
수정 : 2018.08.12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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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개 언론사가 ’언론은 국민의 적이 아니다’라며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전하는 11일치 <워싱턴 포스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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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자유 언론에 반대하는 더러운 전쟁’에 맞서 공동대응
‘보스턴 글로브’ 등 100여개 매체, 16일 트럼프 비판 사설 싣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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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개 언론사가 ’언론은 국민의 적이 아니다’라며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전하는 11일치 <워싱턴 포스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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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을 “미국인들의 적”이라고 비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미국의 신문사들이 ‘사설 연대’로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설을 오는 16일 일제히 싣기로 한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가 이를 처음 제안했다. 이 신문은 최근 “우리는 8월16일에 이 정부의 언론 공격의 위험성에 관한 사설을 싣고자 한다”며 “다른 신문사들도 같은 날 각자의 사설을 게재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유 언론에 반대하는 더러운 전쟁’을 비판하는 데 함께 나서자는 것이다.
동참하겠다는 신문사들이 줄을 이었다. <보스턴 글로브>의 마조리 프리처드 부편집주간은 11일 “반응이 압도적이다. 현재 100개 넘는 신문사들이 동참을 신청했다”며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규모 매체들이 많지만 <마이애미 헤럴드>나 <덴버 포스트> 같은 대도시 일간지들도 동참하기로 했다.
프리처드 부편집주간은 “우리들의 말(사설)은 모두 다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트럼프의 (언론) 공격이 걱정스러운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국민의 적이 아니다”라며 “언론·종교·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에 대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독자들이 깨닫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신문사들이 대통령에 맞서 같은 취지의 사설을 동시에 싣는 특이한 상황이 벌어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비난이 갈수록 심해지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매체나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하고, “망해가는 뉴욕타임스”처럼 특정 언론사에 명예훼손적 발언도 일삼아왔다. 지난달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는 “많은 뉴스 미디어들이 실로 국민의 적”이라고까지 했다.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속도를 내자 “가짜 뉴스” 비난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딸 이방카마저 “나는 아버지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을 정도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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