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15 14:13
수정 : 2018.08.1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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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조시 샤피로 검찰총장이 14일 주도 해리스버그에서 주내 6개 교구에서 벌어진 성직자의 아동 성학대 의혹에 관한 조사 결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배심은 지난 70여년간 가해 성직자가 300여명, 피해 아동이 1000명이 넘는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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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니아주 대배심, 6개 가톨릭 교구 조사결과 발표
입원한 7살 여아 성폭행하고, 한 가족 자매 5명 학대하기도
조직적 은폐까지…“교회 지도자들은 가해자와 교회 보호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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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조시 샤피로 검찰총장이 14일 주도 해리스버그에서 주내 6개 교구에서 벌어진 성직자의 아동 성학대 의혹에 관한 조사 결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배심은 지난 70여년간 가해 성직자가 300여명, 피해 아동이 1000명이 넘는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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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버그 교구에서는 성직자가 17살 소녀를 임신시키고, 서명을 위조해 결혼증명서를 만든 뒤 몇달 뒤 이혼했다.”
“해리스버그에서는 성직자가 자매 5명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그들의 소변과 음모, 생리혈을 모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가톨릭 교회에서 일어난 아동 성학대에 관한 충격적인 조사 보고서가 14일 공개됐다. 펜실베이니아주 대배심은 주 내 6개 가톨릭 교구에서 1947년부터 이뤄진 아동 성학대 의혹에 대해 18개월에 걸쳐 조사한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대배심은 6개 교구의 내부 자료를 검토하고 목격자들을 조사했다. 가해 성직자가 300명 이상이고, 피해 아동이 10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배심은 “없어진 기록들이 있는 점과 나서기를 두려워한 이들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자는 수천명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가해자들은 10대 청소년들은 물론 그보다 어린 아이들도 욕정의 충족 대상으로 삼았다. 편도선 제거 수술을 받고 입원한 7살 여아를 성폭행한 경우도 있었다.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주 법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가톨릭 교회 안에서 벌어진 아동 성학대에 관해 미국에서 만들어진 보고서 가운데 가장 크고 종합적인 보고서”라고 말했다.
대배심은 특히 교회가 이런 범죄들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대배심은 “다른 무엇보다도 가해자와 교회를 보호하려는 지도자들에 의해 피해 아동들은 내팽개쳐졌다”고 밝혔다. 이같은 은폐 때문에 대부분의 사건들은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불가능하다.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증언 비디오에서 83살 남성은 성학대 경험으로 인해 아내와 자녀들에게 애정을 표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 여성은 생후 18개월부터 학대당했다고 증언했다.
대배심은 은폐와 관련해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교구 주교였던 도널드 우얼 워싱턴 교구 추기경을 비판했다. 우얼 추기경은 성명을 내어 “학대를 막기 위해 성실하게 행동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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