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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24 15:22 수정 : 2018.08.24 19:4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은 실현될까.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다음주 4차 평양 방문에 나선다. 싱가포르/AFP 연합뉴스

폼페이오 23일 “많은 진전 위해 내주 북 방문”
스티브 비건 새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임명
한-미 외교가 “북-미 모두 성과 원해”…낙관 전망
성과 내면 종전선언까지 단숨에 내달릴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은 실현될까.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다음주 4차 평양 방문에 나선다. 싱가포르/AF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주 4차 평양 방문을 한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빠졌던 한반도 정세가 다시 분주해졌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결과에 따라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방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 및 한반도 종전선언의 운명이 줄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가 ‘역사적 대전환’으로 갈 것이냐, 모처럼 마련된 대화의 판이 깨질 것이냐를 가를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23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의 목표(북한 비핵화)를 향한 더 많은 외교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다음주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구체적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한 외교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이 ‘27일 당일 일정’으로 방북할 것이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장에 새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데리고 나와 소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미 행정부와 의회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다룬 스티브 비건 포드자동차 국제담당 부회장(55)을 새 특별대표로 지명했다. 지난 2월 말 조셉 윤 대표가 은퇴한 지 5개월 만에 대북 실무협상을 담당할 전담자를 채운 것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방북한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은 북-미가 비핵화와 상응조처를 놓고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 핵 무기·시설에 대한 신고를 요구하고, 북한은 ‘새로운 북-미 관계’를 위해 미국이 한반도 종전선언을 수용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맞서왔다. 핵신고와 종전선언을 맞바꾸는 ‘빅 딜’에 대해선 회의론이 이어져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친서 교환 등을 통해 서로에 대한 신뢰를 보이며 대화 의지를 꺾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 조처를 취했다고 믿는다”고 말했고, 폼페이오 장관도 “큰 발걸음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며 북-미 타협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왔다.

서울과 워싱턴의 외교가에선 “북한 정부 수립일인 9·9절과 미국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한반도 문제에서 성과를 내고 싶어 한다”며 이번 방북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새 대북정책 특별대표까지 대동해 평양을 방문하며 ‘빈손’으로 돌아오는 것은 부담이란 지적이다.

회담의 성패를 짐작케 하는 ‘시금석’은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위원장의 면담 성사 여부다. 폼페이오 장관은 3월 말~5월의 1·2차 평양 방문 때는 김 위원장과 만났으나 큰 성과가 없었던 3차 방문 때는 면담을 하지 못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단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이 만나는 일정이 잡혀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면담 성사 가능성이 있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북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성과물을 만들어내면 한반도는 ‘대전환의 가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와 상응조처에 대한 구체적 타협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공으로 넘기며 2차 정상회담의 윤곽만 잡아도 성공적 방북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 경우 9월 시진핑 주석이 북한 정부 수립 70주년인 9월9일 방북해 한반도 종전선언 참여와 향후 대북 경제지원을 논의하고, 같은 달 중순께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및 3차 정상회담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의 추동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이어 9월 하순 유엔 총회 등을 계기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남-북-미-중이 참여한 한반도 종전선언도 성큼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반대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또한번 양쪽의 견해차만 확인하는 선에서 끝나면 한반도 정세는 뒷걸음질 칠 가능성이 높다. 미-북 양쪽에서 강경론이 득세하고, 9월 평양으로 가는 문 대통령의 발걸음도 무거워 질 수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해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에 큰 진전을 이뤄내기를 바라고 있다”고 논평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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