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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25 09:25 수정 : 2018.08.25 11:23

폼페이오 장관 “다음주 방북” 발표 하루만에
트럼프 “북 비핵화 진전 있다고 느끼지 않아
중국도 무역 문제 때문에 북 비핵화 안 도와”
“김정은 곧 만나길”…북한과 대화 뜻은 유지
북한·중국에 비핵화 압박…북·중 반응 주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다음주 초로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평양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계획을 공식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이를 뒤집은 것이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구축의 운명을 가를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이번 방북이 전격 취소됨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한반도 비핵화 측면에서 충분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에게 이번에는 북한에 가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돕지 않고 있다고 화살을 돌렸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충분치 않고) 게다가, 중국와의 훨씬 더 강경한 무역 입장 때문에 그들(중국)이 예전만큼 비핵화 과정을 돕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가까운 미래에 북한에 가기를 고대하고 있다. 아마도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해결된 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는 친밀감을 나타내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그는 “김 위원장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하고 싶다. 곧 그를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폼페이오 장관이 전날 새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스티브 비건 포드자동차 부회장을 지명한 사실과 함께 “다음주에 비건과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계획 발표로 북-미가 비핵화와 상응조처에 대해 상당 부분 접점을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측면에서 충분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며 이런 해석을 깨버린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표 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올리기까지 만 하루 사이에 미국과 북한, 중국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지는 즉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북한이 여전히 미국이 기대하는 수준의 비핵화 조처에 소극적이며, 미국은 그 주요한 원인으로 ‘중국의 영향’을 꼽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타협 기대감을 대외적으로 높였다가 이를 전격 취소함으로써 북한과 중국에 비핵화 압박을 고조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바빠질 듯 하던 한반도 시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폭탄 선언으로, 특별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정체기를 맞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폼페이오 장관의 성공적인 8월 말 방북을 전제로 예상돼온 ‘9월 대전환’ 시나리오는 차질을 빚게 됐다.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3차 남북정상회담, 유엔 총회를 계기로 한 2차 북-미 정상회담 및 남-북-미-중 한반도 종전선언의 시나리오가 그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 방북 취소의 이유로 공개적으로 북한의 소극적 태도와 중국의 비협조를 언급한 만큼, 북한과 중국이 내놓을 반응에 향후 정세가 달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일로 북-미 대화의 판 자체가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도 여전히 김정은 위원장에게 신뢰를 보내면서 “곧 보고싶다”고 하고, “폼페이오 장관이 가까운 미래에 방북하고 싶어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뒀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가 폼페이오 장관에게 “이번에는” 방북하지 말라고 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여전히 북한과 대화의 선은 유지하고 싶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12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이를 전격 취소던 적이 있다. 그는 5월24일 김 위원장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당신들의 발언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인 적대감을 고려할 대 지금 회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취소를 발표했다. 그러나 그 직후 북한이 “열린 마음으로 미국 쪽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며 자세를 누그러뜨리면서 회담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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