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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29 17:08 수정 : 2018.08.29 20:48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왼쪽)이 28일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현재로선 더 이상 훈련 중단 계획 없다”
대규모 한-미 훈련 재개 시사, 북한 압박
“비핵화 협상 보며 결정” 단서도 달아

폼페이오 “완전한 비핵화 약속 이행 준비
확인되면 미국은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왼쪽)이 28일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전격 취소하며 북-미 협상의 판을 뒤흔든 뒤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 가능성까지 꺼내들며 분위기가 더 경색되고 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비핵화 협상이 무산될 수 있다’고 밝혔다는 언론 보도 직후에 나온 고강도 처방이다.

매티스 장관은 28일(현지시각) 국방부에서 2019년 미국의 국방예산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고 있지 않다면 한국과의 연합훈련을 재개할 때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선의의 조처로 가장 큰 군사훈련 몇 개를 중단했다”며 “현재로서는 더 이상 훈련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이 “돈이 많이 들고 도발적”이라며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8월로 예정됐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과 한-미 해병대연합훈련(KMEP)이 연기됐다. 한-미는 그밖에 매년 3월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을 해왔다.

매티스 장관은 어떤 훈련을 언제 재개할지는 “현재 결정하지 않았다”며 “국무부와 상의할 것이다. (북-미)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고 미래를 계산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매티스 장관과 송영무 한국 국방장관은 지난 6월 서울에서 만나 “북한이 선의의 대화를 지속하는 한 신뢰 구축과 평화 정착을 위한 조치를 강구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번 발언은 북한이 ‘선의의 대화’ 상대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연합훈련을 다시 할 수 있다며 조건부 재개 방침을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 B-1B가 지난 3월 한반도 상공에서 한국 공군 F-15K·KF-16 전투기들과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공군 제공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이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온 소재다. 미국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로 대화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에서 훈련 재개 카드까지 꺼내보인 것은 사태 악화를 감수하며 비핵화 압박을 높인 ‘강수’로 풀이된다.

매티스 장관의 발언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24일 보낸 적대적 편지가 4차 방북 취소의 배경’이라는 미국 언론의 보도 직후에 나왔다. 방북 취소 사태의 원인이 북한에 있다고 언론을 통해 부각한 뒤 북한을 더욱 몰아세우는 모습이다. 이날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워싱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냐고? 그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제재와 비핵화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대북 강경 기조를 재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요구하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그는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메시지에서 “평양 방문을 연기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북한을 완전하게 비핵화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분명해지면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도 연합훈련 재개는 비핵화 협상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며 “(군사가 아닌) 외교가 진전될 수 있게 하자. 우리는 외교관들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계속 하고 싶다는 뜻을 버리지 않고 있다. 북한의 반응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이 북한으로 공을 넘긴 상황에서 향후 북한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의 태도를 부당한 압박으로 받아들여 반발할지, 대화 진전을 위한 ‘압박성 회유’로 인식해 새로운 접점을 모색할지가 관건이다. 일단은 북한이 정부 수립 70돌인 9·9절 행사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당분간 북-미의 기 싸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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