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30 14:31
수정 : 2018.08.30 17:56
미 인터넷 매체 <복스> 보도
“트럼프가 약속해놓고 비핵화 요구…
북한이 왜 화내는지 이해가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곧 서명하겠다’고 약속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29일(현지시각) 관련 사정을 아는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회담을 마치고 곧 평화 선언에 서명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이를 요청했는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말을 꺼냈는지,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날짜까지 구체적으로 약속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복스>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전인 6월1일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게도 똑같은 약속을 한 것으로 북한은 여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약속을 했는데도 미 행정부가 북한에 ‘종전선언 서명에 앞서 핵 무기 해체부터 하라’고 요구하자 북한이 미국에 적대적 발언을 하는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 관계자는 이 매체에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선언을 약속하고 골대를 옮겨서 그걸 조건부인 것처럼 만들면, 미국이 약속을 어기는 것으로 보일 것”이라며 “북한이 왜 화 내는지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 공동선언은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의 항구적·안정적 평화체제 구축 노력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미 전쟁포로와 실종자 유해 송환 등 4가지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평화조약도 논의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도 있다”고 답했었다.
그러나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종전선언이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이냐’는 질문에 “그게 전반적 합의의 일부인지 잘 알지 못 한다”며 “비핵화가 다른 것에 앞서 이뤄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답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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