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9.20 12:59
수정 : 2018.09.20 13:43
“트럼프 대통령과 남·북·중 모두 종전선언 원해
미국만 거부하면 평화 방해자로 비쳐져…
2차 북-미 정상회담 10월 중 가능성 50대 50”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 조처 중대한 성취
김 위원장 서울 방문도 역사적인 일 될 것”
“비핵화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해…
북한, 비핵화에 진지하다고 재확인시킨 듯”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9일(현지시각) 제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에서 가장 인상 깊은 점으로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 조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 의사”를 꼽았다. 그는 이날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비핵화 조처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면서도, 북-미 협상이 재개됨에 따라 “연내에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내다봤다.
-19일 나온 평양 공동선언을 평가한다면.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진전을 담았다. 특히 군사적 긴장 완화 조처는 남북한 사이의 잠재적 무력충돌과 의사소통 오류를 줄이는 중대한 성취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이른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한 점도 중요하다. 북한 지도자의 첫 남한 방문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이며, 남북 고위급 대화를 지속하는 기회가 된다. 또 김 위원장이 한국이 (한국전쟁 뒤) 65년 동안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직접 보고, 북한에서 더 큰 사회적 변화를 추구할 수 있도록 국내적 정통성을 부여할 것이다.
-비핵화 조처에 대한 평가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원하는 핵 시설·물질의 완전한 목록 제공에 동의하지 않았다. 영변 핵시설 영구적 해체는 북핵 동결에 엄청난 진전이 되겠지만, ‘미국의 상응조처’라는 조건이 달렸다.”
-북한이 내건 ‘상응조처’는 무엇이라고 보나?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하기로 한 점을 말한다. 따라서 상응조처란 종전선언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아주 좋은 소식”이라고 환영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북한과 대화 재개 의사를 밝혔는데.
“평양 공동선언의 내용이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의 마음을 흔들기에는 충분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어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북한이 한반도 긴장 완화와 비핵화로 나아가는 데 진지하다는 점을 미국에 재확인시킨 것 같다.”
-올해 안에 한국전쟁 종전선언이 이뤄질 것으로 보나? 또 트럼프 대통령이 11월6일 중간선거 전에 김 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은 얼마나 된다고 보나?
“한국·북한·중국, 그리고 무엇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기 때문에 올해 안에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50%보다 크다고 생각한다. 종전선언은 구속력 없는 정치적 선언인데, 다른 나머지 당사국들과 달리 미국만 안 한다면, 미국이 평화의 방해자로 비쳐지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중간선거에서 자신들이 강한 경제를 유지했고 중국과 싸웠으며 북핵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렇기에 북-미 정상회담이 10월에 이뤄질 가능성이 50대 50이라고 생각한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화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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