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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9.20 13:04 수정 : 2018.09.20 20:21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가 지난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연합 회의에서 아프리카 이민자들은 ‘노예’라고 비유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빈/AFP 연합뉴스

살비니 EU 회의서 “새 노예가 필요한 건 아니다” 망언
아프리카연합 “폄하와 모욕으로 난민 문제 해결 안 돼” 비판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가 지난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연합 회의에서 아프리카 이민자들은 ‘노예’라고 비유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빈/AFP 연합뉴스
난민 문제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극우 정치인’인 마테오 살비니(45)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아프리카 이민자를 노예에 빗댄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아프리카 국가들이 집단으로 반발했다.

아프리카 나라 55개국이 참여한 ‘아프리카연합’은 18일 살비니 부총리의 아프리카 이민자 비하 발언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아프리카연합은 “살비니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에 대한 모욕적인 언급을 철회해야 한다. 폄하와 모욕으로는 아프리카와 유럽이 직면한 난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프리카연합은 이어 이탈리아 통일 직후인 1861∼1976년까지 2600만명 넘는 이탈리아인이 다른 나라로 이주해 혜택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지금의 이탈리아도 출신과 난민에 대한 지원과 보호를 확대하고 있는 다른 유럽연합 국가들을 따라 적극적인 난민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살비니 부총리는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연합(EU) 회의에서 유럽 내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이민자 유입 문제에 대해 장 아셀보른 룩셈부르크 외무장관과 설전을 벌이던 중 아프리카 이민자들은 ‘노예’라고 표현했다. 장 아셀보른 외무장관이 “유럽이 고령화하고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 이민자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자, 살비니 부총리가 “룩셈부르크는 그럴지 모르겠지만, 이탈리아는 ‘새 노예’가 필요하지 않다. 이탈리아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고 반박한 것이다.

이 같은 비판 성명에도 살비니 부총리는 사과할 이유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19일 기자들에게 “나는 유럽에서 노예처럼 부려지는 난민과 망명 신청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며 “통역의 실수로 내 발언이 왜곡됐다”고 해명했다.

이탈리아 극우 북부동맹 대표인 살비니 부총리는 유럽 국가 중 반난민 정책을 이끄는 돌격 대장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그는 난민을 포용해 하나 된 유럽을 만들자는 유럽연합의 기조와 달리 “이탈리아를 ‘난민 캠프’로 만들지 않겠다”며 이민자들이 들어오는 항만을 봉쇄하는 등 반 난민 정책을 취하고 있다. 그는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반유럽연합·반난민 연대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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