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07 11:34
수정 : 2018.10.0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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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드니 무퀘게가 2015년 3월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부카부 외곽에서 운영하는 병원 앞에 서 있다. 부카부/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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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도통신과 인터뷰서 ‘전쟁 성폭력’ 책임 강조
2016년 서울평화상 당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언급
전쟁 성폭력에 맞서 싸운 ‘기적의 의사’
“전쟁 성폭력 고통받는 여성에 노벨상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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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드니 무퀘게가 2015년 3월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부카부 외곽에서 운영하는 병원 앞에 서 있다. 부카부/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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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콩고민주공화국의 의사 드니 무퀘게(63)가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전시 성폭력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강조했다.
무퀘게은 7일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노벨상 수상으로 성폭력 피해 여성의 괴로움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며 “일본을 비롯한 세계인들이 성폭력에 맞설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시 성폭력이 가족과 지역사회를 파괴하는 ‘전쟁의 도구’로 이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가의 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무퀘게는 자국의 내전에서 성폭력이나 부상을 당한 수만명의 여성을 치료하는데 헌신한 공로로 2018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1998년 콩고민주공화국 내전이 재발해 병사들이 여성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상황을 목격한 뒤 1999년 동부 부카부에 판지병원을 설립해 현재까지 3만여명이 넘는 피해 여성들을 치료했다. 이와 함께 전쟁 성폭력의 무자비함을 알리고 피해자들의 재활을 돕는 활동도 해왔다. 그로 인해 ‘기적의 의사’라는 칭호를 얻었다.
그는 2016년 서울평화상을 받아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수상 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피해 할머니들 증언 자료를 접했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고 있다”며 “성폭력 생존자들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시련을 견뎌낸 분들에게 이 상(서울평화상)을 바친다”는 소감을 전했다.
무퀘게는 노벨평화상 수상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쟁 성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알렸다. 그는 “전쟁 중 여성의 몸에 가해진 폭력은 우리 나라뿐 아니라 많은 다른 국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며 “강간과 성폭력으로 고통받은 모든 여성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말했다.
앞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5일 “전쟁 성폭력 종식을 위해 기여”한 무퀘게와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디족 출신의 인권운동가 나디아 무라드(25)를 올해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무라드는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성폭력 피해자로서 자신의 아픔을 용기 있게 밝히고 전쟁 성폭력을 막기 위한 활동을 해 왔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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