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10 01:37
수정 : 2018.10.10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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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왼쪽)가 오는 연말 물러나기로 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오전 백악관에서 그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발표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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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제재 주도한 트럼프 측근
헤일리 “물러날 때 아는 게 중요
2020년 대선 안 나가고 트럼프 도울 것”
트럼프 대통령 “중책으로 복귀하길”
후임자 2~3주 안에 발표할 듯
디나 파월 전 NSC 부보좌관 거명
트럼프 딸 이방카도 거론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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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왼쪽)가 오는 연말 물러나기로 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오전 백악관에서 그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발표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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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해 국제사회에서 강경한 대외정책을 설파해온 니키 헤일리(46)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연말에 물러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오전 백악관 집무실에서 헤일리 대사와 나란히 앉아 기자들에게 이 사실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일리 대사는 6개월여 전부터 나에게 ‘활동 2년이 되는 연말에는 휴식을 갖고 싶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며 이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헤일리 대사는 매우 특별한 사람이다. 그와 함께 우리는 아주 많은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또 헤일리 대사에게 “언젠가 다른 중책을 맡아 복귀하길 바란다. 당신이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헤일리 대사는 이 직분에 대해 “일생의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이 국제 무대에서 미국을 방어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하면서, “매일 유엔에 방탄복을 입고 가는 건 축복이었다”고 말했다.
재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출신인 헤일리 대사는 지난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때 트럼프 당시 후보의 반대편에 서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지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다음달인 그해 12월 그를 유엔주재 미국대사에 지명했고, 그는 이듬해 1월 취임했다. 헤일리 대사는 최근까지도 유엔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 이행과 관련 보고서를 놓고 러시아, 중국과 설전을 벌이는 등 외교·안보 강경파로 국제 무대에 각인돼 있다.
헤일리 대사가 갑자기 사임을 발표한 배경이나 이후 행보에 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엔엔>(CNN)은 헤일리 대사의 사임 소식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깜짝 놀랐다고 보도했다. 헤일리 대사는 기자들에게 “개인적 이유는 없다”며 “정부 관료들이 물러나야할 때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 언론은 다만 지난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재임 시절에 견줘 올 들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입김이 세지면서 헤일리 대사의 행정부 내 정책적 영향력이 줄었다는 점을 짚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돼온 헤일리 대사는 ‘더 높은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그는 이날 기자들이 묻기도 전에 “2020년 대선에 나가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약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일리 대사의 후임에 대해 “모른다”며 복수의 후보를 검토해 2~3주 안에 지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임자로는 디나 파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거론된다고 <엔비시>(NBC) 등이 보도했다. <시엔엔>은 리차드 그리넬 주독일 미국대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도 거명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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