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15 11:59
수정 : 2018.10.1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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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가 내 상처를 드러내 보이길 원했다"는 유지니 공주의 말을 보도한 영국공영방송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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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여왕 손녀 유지니 공주, 웨딩드레스 화제
척추측만증 수술 자국 드러내려 등 깊이 파인 디자인 선택
“내 상처 내보임으로써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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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가 내 상처를 드러내 보이길 원했다"는 유지니 공주의 말을 보도한 영국공영방송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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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현지 시각) 결혼식을 올린 영국 공주 유지니 빅토리아 헬레나의 웨딩드레스가 화제에 올랐다. 등 부분이 깊이 파인 이 드레스는 목부터 어깨뼈 가운데까지 내려오는 긴 수술 자국을 완전히 드러내기 위해 유지니 공주가 직접 고른 것이다. 유지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손녀로, 윌리엄과 해리 왕자의 사촌 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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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이 유지니 공주의 결혼을 알리며 올린 사진. 영국 왕실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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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은 12살 때 척추측만증 교정 수술을 받은 유지니 공주가 디자이너들에게 요청해 목과 등을 드러낸 드레스를 입었다고
누리집을 통해 설명했다. 유지니는 12살이던 2002년 척추측만증을 진단받았고, 이후 8시간에 걸쳐 척추 양쪽에 각각 8인치짜리 티타늄을, 목에 1.5인치짜리 나사 여러 개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유지니는 결혼식을 앞두고 한 <아이티브이>(ITV)와의
인터뷰에서 “12살 때 수술받은 흔적을 결혼식 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때 나를 돌봐준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지금 그때의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지지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결혼식에서 깊은 신체적 상처를 드러내 보임으로써 “아름다움에 대한 지금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며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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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일 영국 유지니 공주가 "처음으로 내 엑스레이 사진을 공개한다"며 올린 사진. 유지니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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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니는 2012년에도 자신의 수술 당시 경험을 공개한 적이 있다. 왕립 국립 정형외과 병원 기금 모금
캠페인에서였다. 유지니는 이후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활동에 참여해왔다. 올 7월1일에는 ‘세계 척추측만증 인식 제고의 날’을 맞아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척추 엑스레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유지니는 사진과 함께 “나와 사람들을 살리고, 낫게 해주는 병원 분들께 감사한다”는 글을 올렸다.
세계로부터 관심을 받는 왕실 결혼식을 기회로 이같은 메시지를 전한 공주에 감사하는 반응도 이어졌다. 한 영국 여성은
트위터에 “왕족이나 왕족의 결혼식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든, 상처를 드러내는 드레스를 입는 데는 배포가 필요하다”며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영국 여성은
트위터에 “나 역시 척추측만증 수술 자국을 드러낸 웨딩드레스를 입었지만, 그걸 아름답다는 관점으로는 생각하지 못 했다”며 “(수술 자국은) 나의 일부이며 의료진께 감사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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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2일 결혼식에서 찍힌 영국 유지니 공주의 뒷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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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기자
sujean.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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