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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0.19 16:38 수정 : 2018.10.19 19:28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쇼기가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가는 모습이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잡혔다. 터키 언론 <사바> 누리집 갈무리

터키 언론, 녹취록에 “손가락 절단 후 참수” 내용 담겨
“암살 요원 15명, 법의학자가 토막 살해 지휘”
CCTV 분석, 왕세자 경호원 유력 용의자로 지목
트럼프도 뒤늦게 ‘사망 인정’
국제사회 비난에 사우디 수세에 몰려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쇼기가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가는 모습이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잡혔다. 터키 언론 <사바> 누리집 갈무리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비판해온 저명 언론인 자말 카쇼기 살해 의혹의 실마리가 풀리고 있다. 2일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카쇼기가 고문 뒤 참수되는 상황이 담긴 녹취록 내용이 언론에 공개됐고, 유력한 용의자로 꼽혀온 무함마드 빈 살만(33) 왕세자의 경호원이 당일 이 장소를 드나들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18일 터키 신문 <사바>를 인용해 카쇼기 살해 용의자로 지목돼 온 마헤르 압둘아지즈 무트레브가 2일 오전 9시55분께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가 당일 오후 4시53분께 나오는 모습이 담긴 폐회로텔레비전(CCTV) 화면을 공개했다. 카쇼기는 무트레브가 영사관에 들어간 뒤인 오후 1시15분 결혼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하러 영사관에 들어간 뒤 행방불명된 상태다.

터키 당국은 무트레브가 이날 일찍 ‘외교 여권’으로 터키에 입국해 당일 출국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시시티브이 화면을 통해 카쇼기가 ‘증발된’ 날 무트레브가 이곳에 드나든 사실이 확인되며, 이 엽기적이고 잔혹한 살인사건에 빈 살만 왕세자가 개입됐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또, 터키 일간지 <예니샤파크>는 17일 카쇼기가 살해되던 2일 영사관 내 상황을 녹취한 음성을 청취한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카쇼기가 고문을 당한 뒤 참수됐다’고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카쇼기는 영사관에 들어간 뒤 대기하고 있던 사우디 ‘암살 요원’ 15명에게 붙잡혔다. 이들은 카쇼기의 손가락을 자르는 고문을 한 뒤 7분 만에 살해했다.

소란이 일자 무함마드 알오타이비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가 “사무실 밖에서 하라. 나를 곤란하게 만들지 마라”고 항의하자, 한 요원이 “살고 싶다면 조용히 하라”고 협박하기는 내용도 녹취 음성에 담겨 있다. 사우디 내무부와 왕립의과대학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는 살라 투바이기가 주검을 토막 내고 처리하는 작업을 직접 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이 지난 9일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 앞에서 언론인 자말 카쇼기 실종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이스탄불/AFP 연합뉴스
터키 경찰은 시시티브이 분석을 통해 특정한 이스탄불 외곽 산림지역에서 카쇼기의 주검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주검이 발견되면 진상규명 작업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예니샤파크>는 사건에 연루된 사우디 요원 중 한 명이 귀국 후 수상한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왕실을 두둔한 발언을 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카쇼기의 사망을 뒤늦게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가 숨진 것을 인정한다”며 사우디에 ‘매우 가혹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세에 몰린 사우디 정부는 침묵을 유지했다. 사건의 배후에 드리운 빈 살만 왕세자의 그림자가 명확해지자 미국과 프랑스의 장관들은 23일 리야드에서 열리는 국제 투자회의인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경제계 주요 인사들도 불참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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