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23 14:03
수정 : 2018.10.2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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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와 과테말라 출신자들로 미국에 입국하겠다며 무리 지어 길을 나선 ‘카라반’ 행렬이 22일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 타파출라에서 북쪽을 향해 걷고 있다. 타파출라/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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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카라반에 알 수 없는 중동 사람들도 섞여”
“중대한 공화당 이슈…중간선거 기억하라”며 노골적 활용
민주당은 ‘헬스 케어’ 이슈 흐려질까 적극 대응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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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와 과테말라 출신자들로 미국에 입국하겠다며 무리 지어 길을 나선 ‘카라반’ 행렬이 22일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 타파출라에서 북쪽을 향해 걷고 있다. 타파출라/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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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미 국가 출신들의 미국행 행렬을 일컫는 ‘카라반’에 대한 비난 수위를 연일 높이며 다음달 6일 중간선거의 최대 이슈로 띄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에도 트위터에 카라반 관련 글을 잇따라 올리며 ‘민주당이 이를 해결한 법 개정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명한 근거를 대지 않은 채 “범죄자들과 알 수 없는 중동 사람들이 (카라반에) 섞여 있다”고 주장했다. 온두라스에서 출발해 최근 멕시코~과테말라 국경을 넘어 행진을 계속하는 이들 속에 중동 출신 테러리스트들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암시하며 공포감을 부추긴 것이다. 그는 기자들이 근거를 묻자 “카라반에 카메라를 들고 가서 살펴보면 (갱 조직인) MS-13과 중동 사람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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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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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위터에 “카라반이나 불법적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물렁한 이민법을 바꾸지 못하게 한 민주당을 생각하고 비난하라”며 “중간선거를 기억하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기자들에게 “이것(카라반)은 중대한 공화당 이슈”라며 정치 쟁점화 의지를 노골적으로 밝혔다. 2016년 대선에서 ‘강력한 국경 통제’ 공약으로 보수층 지지를 얻었듯 이번에도 불법 이민 문제를 지지층 결집과 ‘민주당 때리기’의 호재로 보고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헬스 케어’를 최대 이슈로 미는 민주당은 적극적 반격을 자제하고 있다. 상·하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와 낸시 펠로시는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들이 가장 관심 있는 이슈가 헬스 케어라는 것을 알고 선거 주제를 이민으로 바꾸려 한다”는 논평을 냈다. <워싱턴 포스트>는 “민주당 지도부와 후보들은 대부분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한테 휘말리는 것을 꺼리며 이민 문제에 침묵한다”고 전했다. 슈머 원내대표의 전 보좌관이자 이민 변호사인 레온 프레스코는 “부동층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이 카라반을 옹호하는 것을 불편해하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다.
<시엔엔>(CNN)은 현재 미국-멕시코 국경을 향해 행진하는 온두라스, 과테말라 출신자 수가 7200여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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