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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0.25 18:18 수정 : 2018.10.25 20:0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TASS 연합뉴스

미 INF 파기 방침에 경고
미·러 군비경쟁 재개 우려도

이탈리아 총리 “러시아는 ‘전략적 파트너’”
유럽국가와 갈등 국면서 러·중에 눈 돌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TASS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파기를 표명한 미국이 유럽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면 러시아도 똑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24일 푸틴 대통령이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조약 파기는 유럽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러시아가 합의를 위반했다”며 아이엔에프 파기 방침을 밝힌 바 있다. 1987년 체결된 아이엔에프는 사거리 500~5500㎞의 지상발사형 중·단거리 탄도·순항 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조약을 탈퇴하고 미사일을 유럽으로 더 많이 옮긴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러시아도 똑같이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미국의 조약 파기 시 중요한 질문은 다시 나타날 미사일로 무엇을 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미사일을 유럽으로 옮긴다면 당연히 우리는 미사일 배치에 동의한 유럽 국가에 대응할 것이고, 이는 그들 자국 영토를 위험에 처하게 하는 일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의 신전략무기감축조약인 ‘뉴스타트’의 미래 또한 불투명해졌다고 경고했다.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하는 핵탄두 수에 상한을 두는 조약으로, 2010년 체결돼 오는 2021년 만료를 앞두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 모든 조약이 파기되면 군비 경쟁을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군비 경쟁 외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조약 파기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러시아 중거리 미사일 사정거리 안에 놓인 유럽 국가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과 북미의 군사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25일부터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작한다. 냉전 종식 후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는 병력 5만명과 항공기 250대, 함정 60척이 동원된다. 러시아는 “군사적 긴장을 높인다”며 훈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왼쪽)가 24일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열린 기업인 모임에 참석해 귓속말하고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한편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라고 칭하며 극찬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권이 최근 예산안 승인 거부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는 유럽연합 국가들과 대립하는 행보를 본격화한 것이다.

콘테 총리는 또 크림반도 병합을 계기로 시작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말하며 러시아와의 관계를 과시했다.

이달 초에는 유럽연합 국가들의 대중국 정책에 반해 이탈리아가 중국과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파장이 일었다.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극우 세력 ‘동맹’의 연립정권은 ‘반난민·반유럽연합’ 목소리를 내며 유럽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엔 재정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4%까지 늘린 확대 예산안을 확정해 유럽연합 제출했다가 승인을 거부당했다.

외신들은 이에 대해 이탈리아가 유럽연합과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중국 등으로 눈을 돌려 외교적 위기를 타개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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